[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제룡산업'

마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제룡산업, 마틴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제룡산업은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384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0%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184억원으로 시총의 48%로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제룡산업은 전력산업용 송ㆍ변전 금구류, 배전 금구류 및 합성수지류 제품을 만든다. 주요 납품처는 한국전력공사로 한국전력은 현재 신뢰품목 442개, 관리품목 44개로 총 486개 품목을 운영 중에 있고 이 중 제룡산업은 신뢰품목 20개에 대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유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제룡산업은 지난 2012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고속철도 전차선자재를 호남고속철도에 납품했고, 지난해 상반기에 수도권고속철도에도 납품했다. 또한 2018년에 완공 예정인 호남고속철도 후속사업에도 납품이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룡산업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한국전력공사의 송전금구류부문의 수요 및 판매확대에 주력하고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계획에 따른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의 예산 조기집행에 대응해나갈 것으로 밝혔다.

제룡산업은 최근 4년간 300억원대의 매출액을 유지해왔다. 지난해는 영업이익률이 16%를 넘어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에 금구류 매출 비중이 58%에서 65%로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금구류 영업이익은 52억원, 합성수지 영업이익은 1700만원으로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금구류에서 발생했다.



최근에도 개선된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22억원(617%) 급증하고 당기순이익도 21억원으로 17억원(455%) 늘었다.

금구류 매출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비중은 금구류 76%, 합성수지 24%다. 영업이익률은 금구류가 34%, 합성수지가 5%로 대부분의 영업이익은 금구류에서 발생했다. 지난 1분기 금구류 영업이익은 24억원, 합성수지 영업이익은 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주잔액이 늘어나 향후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말 수주잔고는 48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10억원 가량 늘었다.



재무상태도 안전하다. 지난 1분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30%로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은 274%로 100%를 훌쩍 넘어 우량한 수준이다. 1분기말 기준 차입금 비중도 11%로 낮은 편이다. 이자보상배율은 40배로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갚고도 충분히 남는 수준이다. 현금흐름도 양호하다. 2013년 1분기를 제외하면 영업현금흐름은 항상 (+)를 유지했다. 1분기말 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 재무활동 현금흐름도 (-)로 우량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달 17일 제룡산업은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룡산업은 2016년 7월 5일에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에게 1주당 0.26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신주권 교부 예정일은 오는 7월 25일이며 신주의 상장 예정일은 7월 26일이다. 단주는 신주의 상장 첫 날 종가를 기준으로 매각해 현금으로 지급한다.

기업이 무상증자를 한다는 것은 대가를 받지 않고 주식을 나눠줄 만큼의 잉여금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무상증자를 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또한 무상증자를 통해 유통주식수가 증가해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 기업이 무상증자를 단행하면 발행주식수가 증가해 자본금이 증가한다. 단 자본항목 내 잉여금이 자본금 항목으로 옮겨지기 때문에, 회사로 실제 유입되는 현금은 없다. 따라서 무상증자 후에도 자본총계는 그대로다.

지난 1분기 기준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7.7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24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