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솔루에타'

마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솔루에타, 마틴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솔루에타는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733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5%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449억원으로 시총의 61%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 솔루에타, 국내 1위 전자파 차폐소재 제조업체

솔루에타는 2003년에 설립된 전자파 차폐소재 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은 전도성테이프와 전도성쿠션으로, 스마트디바이스와 같은 각종 IT기기에 사용되며 전파에서 발생하는 방사노이즈를 흡수하거나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 애플, LG 등이 주요 고객사다.

2013년과 2016년 1분기 제품 매출비중의 변화를 살펴보면, 기타부문 매출 비중이 13.88%로 2013년보다 11.32%p 늘었고, 2013년에는 판매하지 않았던 전파흡수체가 1.89%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반면, 전도성테이프와 전도성쿠션의 매출비중은 각각 10.13%p, 3.09%p 감소하면서 71.9%, 12.32%를 기록했다.

이는 솔루에타가 2015년 하반기에 초박막 플렉서블 전자파 차폐 신소재를 출시한 후, 관련 매출이 기타부문으로 잡히며 매출비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기타부문에는 EMI가스켓, 전자파 차폐 섬유제품 매출 등이 포함돼 있다.

솔루에타는 작년에 초박막 전자파 차폐 소재 외에도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NFC) 모듈과 무선충전 모듈에 들어가는 전파흡수체도 개발한 바 있다. 전파흡수체는 일반적인 차단 소재와 달리 전파 범위에 따라 원하는 전파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흡수해 열로 변환해 내보내기 때문에 기기의 발열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 알려져있다. 전파흡수체의 매출비중은 출시 첫 해인 2015년 0.57%에서 2016년 1분기 1.89%까지 1.32%p 늘었다.

▷ 올해 매출 회복?...재무상태는 '안전'

솔루에타는 2015년에 2014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2015년 솔루에타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699억원이나, 영업이익은 273% 증가한 112억원을, 순이익은 241% 증가한 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줄었음에도 이익이 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 회사 측은 전방산업인 IT업황 악화와 경기불황의 여파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경영관리 효율화 및 생산관리 개선(전체 공정 수직계열화)의 효과로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수익성이 낮은 전도성테이프 비중이 줄고,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늘어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솔루에타가 2분기에 외형 성장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에 인수한 자회사 DMC의 매출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중국향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하반기부터 초박막 전자파 차단제품 및 전파흡수체가 본격적으로 매출화되기 시작하며 실적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다만, DMC 제품은 수익성이 낮은 편이라 매출이 증가함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덧붙였다.

솔루에타는 지난 3월 29일 신규 시장(자동차 부품) 진출 및 성장 동력 확보 목적으로 DMC 인수 결정 공시를 낸 바 있다. 인수 예정일자는 2016년 4월 7일이다. DMC는 자동차용 방진고무, 순곰, 압출고무 등을 생산하는 차량부품회사다(보유지분율 100%).

한편, 솔루에타의 재무상태는 양호하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로 낮고, 유동비율은 528%로 높다. 차입금도 거의 없어 이자비용이 미미하다.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차입금)도 풍부하다. 솔루에타가 보유한 순현금자산은 328억원으로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733억원 대비 약 45% 가량에 달한다. 만약 순현금자산을 모두 배당한다면, 주당 약 2975원(순현금자산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까지 가능하다.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4.1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95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