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조선선재'

마틴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 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조선선재, 마틴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조선선재는 휘트먼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 중 하나다. 시가총액이 767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인 소형주에 속하고,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6%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692억원으로 시총의 90%에 달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통과했다.

조선선재는 피복용접재료를 생산 및 판매한다. 피복봉은 산업자재의 특성이 있어 일반적 경기지표보다는 철강자재의 소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철 구조물, 기계, 플랜트, 자동차 등 산업경기와 맞물려 움직이며, 원자재 가격의 등락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된다.

국내 피복봉 시장은 조선선재를 포함한 국내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조선선재가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30%는 기타 업체들이 나누어 점유 중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1년 758억원 기록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건설 및 조선업계 업황이 부진해 매출액도 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요 원재료 가격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조선선재는 Y-11과 POSWLED-2J를 주요 원재료로 사용한다. 이들 가격이 201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매출 감소에도 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2012년 13.9%를 기록한 영업이익률도 지난해(26.6%)까지 상승했다.



지난 1분기에도 원재료 가격 하락이 이어져 수익성은 개선됐다. 지난 1분기 Y-11 가격은 KG당 695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내렸다. POSWLED-2J는 844원으로 17% 하락했다. 지난 1분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내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43억원, 순이익은 12% 늘어난 3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익은 늘었는데 주가는 하락해 투자지표는 개선됐다. 조선선재는 지난해 6월 24일 연간 최고가인 8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현재 주가(6만800원)는 최고가 대비 30% 내린 수준이다. 이에 주가순자산배수(PBR)도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연환산 실적을 반영한 PBR은 0.98배다. 조선선재의 주당순자산은 매년 꾸준히 늘어왔다. 주가수익배수(PER)는 5.1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8.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