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족보] 깜짝 실적인데..주가는 잠잠한 10선

2016년 1분기 분기보고서 제출이 지난 16일 마감됐다. 분기마다 제출되는 실적보고서는 기업의 가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실적 발표가 마감된 현재, 시장 예상치를 초과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하락 중인 기업들을 소개한다.

우선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기업을 찾았다. 그런 다음 시장 기대치(이하 컨센서스)를 초과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낸 기업들로 압축했다. 매출액이 컨센서스를 10% 이상 초과하고, 영업이익도 컨센서스보다 많은 기업을 골랐다.

또한 1분기 순이익이 적자이거나,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으로 적자인 기업은 제외했다. 컨센서스는 최근 3개월 간 증권사들이 추정한 각 기업의 2016년 1분기 예상실적의 평균치다. 조건을 만족한 기업들을 주가 등락률이 낮은 순으로 10개 종목을 추린 결과 디오와 OCI, LG생명과학 등이 상위 10선에 포함됐다.

주식 MRI가 15점 이상인 종목은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주식MRI 분석은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직접 개발한 자동 종목분석 솔루션으로, 재무건전성을 포함해 수익성장성, 사업독점성, 현금창출력, 밸류에이션 등 5가지 측면에서 개별 주식의 매력도를 측정해 점수화한다. 모두 5가지 부문에서 5점 만점, 총 25점 만점이다. 일반적으로 총점이 15점 이상이면 투자 검토대상, 20점 이상이면 투자 매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디오는 인공치아용 임플란트 제조 및 판매회사다. 지난 4월 18일 일찌감치 올해 1분기 실적을 냈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전일(17일)주가는 실적 발표일 주가 대비 12% 하락한 4만9500원을 기록했다. 디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증권사들이 예상한 매출액을 15% 초과한 211억원, 영업이익은 53% 초과한 70억원이다.

디오의 올해 1분기 실적과 전일 종가를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63.4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7.35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2%다. 디오는 실적 성장에 주가는 내렸지만, 여전히 이익과 자본총계 대비 프리미엄을 받는 만큼, 향후 주가 등락 폭이 클 수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OCI와 LG생명과학도 1분기 매출액이 증권사들이 예상한 매출액을 각각 25%, 14% 초과했지만, 주가는 11%, 4% 하락했다. 특히 두 기업은 시장 기대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한 실적을 거뒀는데, OCI는 235% 초과한 738억원, LG생명과학은 311% 초과한 17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에 의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경우로, 상승요인과 2분기 실적 예상추이를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9일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에 따르면, OCI는 2016년 1분기에 미국의 태양광 발전소(Alamo7)의 매각 차익 약 660억원을 인식하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했다. 매각 차익은 일시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2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손 연구원은 3월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고 있고, 석탄화학도 성수기 진입효과로 증익이 기대되기 때문에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2월 KG당 13.35달러에서 5월 초에 16.61달러까지 상승한 바 있다(PV insights 기준).

LG생명과학의 영업이익도 일회성 요인에 의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번 달 9일에 리포트를 낸 미래에셋대우의 김현태 연구원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은 올해 1분기에 제미글로 군(당뇨)에 대한 대웅제약과의 코프로모션 계약 체결에 따라 마일스톤 150억 원을 유입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다만, 일회성 마일스톤 이익을 제외한 영업이익도 2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제미글로 군과 이브아르의 매출 호조가 지속되고, 혼합 백신 유펜타의 유니세프 입찰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2분기에도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어닝서프라이즈가 무조건적인 주가상승을 담보하진 않는다.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하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 리스트는 1분기 기준 좋은 실적을 거둔 종목으로 대상을 좁혀 시간을 절약하고, 이 중 적절한 투자 후보군을 찾는 데 의의가 있겠다.

◎ 어닝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란?

어닝시즌(실적 발표기)에 발표된 실제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초과하는 경우. '깜짝 실적'으로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