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윌리엄 프라이즈의 '조선선재'

프라이즈 "인기 없어진 주식을 사라"

윌리엄 프라이즈는 가치주를 '기본 가치주, 지속 성장주, 신흥 프랜차이즈' 세 가지로 분류했다. 기본 가치주는 주가수익배수(PER)가 낮고 가격이 장부가치와 비슷한 전통적인 가치주다. 지속 성장주는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고 예측 가능하며 꾸준한 수익 창출력을 보유한 회사다. 신흥 프랜차이즈는 변화의 첨단에 있는 젊은 회사로 성장 가능성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이다.

프라이즈는 기본 가치주, 지속 성장주, 신흥 프랜차이즈에 4:4:2 정도의 비율로 자산을 배분했다. 세 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공통 분모는 가격이다. 그는 해당 기업들이 인기가 없어 주가가 하락해 저평가되면 적극 매입했다.

그는 투자 성공요인 중 하나로 실패한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보유 주식이 상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떨어지지 않아야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프라이즈는 주당순이익(EPS)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기업을 선호했다. 또한 PER이 시장평균 미만이면서 10배 이하인 기업에 주로 투자했다.

조선선재, 프라이즈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조선선재는 프라이즈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EPS는 지난 5년간 연평균 7.7% 성장해 지난해 1만1578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6%로 10%를 넘는다. 



지난해 실적과 전일(27일) 종가 기준 PER은 5.7배다. 프라이즈 기준인 '10배 이하'를 만족한다. 또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PER 15.3배보다 낮다. 시장 평균은 전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를 순이익 합계(적자기업 포함)로 나눠 계산했다. 종속기업을 보유한 상장사의 순이익은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이 회사의 현재 PER 5.7배는 과거 5년 평균과 같은 것이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배,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3%다. 각각 5년 평균인 1.25배와 24.8%보다 낮다.

조선선재는 피복봉 제조사다. 피복봉은 용접시 열을 가해 금속을 접합하는 데 사용하는 금속소재다. 건설, 기계, 화공플랜트 등 철 구조물의 가공이 필요한 산업이 주요 수요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선재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조선선재는 ▲ 조선과 플랜트 등 주요 전방산업 경기가 침체 국면을 거치는 가운데 수익성 향상으로 이익을 늘린 점 ▲ 이익 대부분이 현금성 자산으로 쌓이고, 현금성 여유자산이 회사 시장가치(시가총액)의 거의 70%에 이르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회사 매출액은 지난 2012년부터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63억원으로 2012년(734억원) 대비 약 10%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2012년(102억원) 대비 72% 뛰었다.
 


원재료비 부담이 낮아진 점이 수익성 상승으로 이어졌다. 매출 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2012년 62.1%에서 지난해 44%로 18.1%p 낮아졌다.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6.6%로 2012년 대비 12.6%p 상승했다.

원재료 매입가의 하락 폭이 컸던 점이 원재료비 비중 하락에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재료인 Y-11와 POSWELD-2J의 매입가는 지난해 KG당 782원과 780원을 기록했다. 2012년 대비 각각 30%와 29% 내렸다. 철광석 가격 하락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철강재 가격이 약세를 보인 점이 매입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선재는 이익 대부분을 현금 성격의 자산으로 쌓고 있다. 지난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 합계는 5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총계의 66%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금성 여유자산으로 볼 수 있는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563억원을 기록했다. 전일 시가총액의 68%에 해당한다. 현금성 자산은 풍부하나, 2011년부터는 현금 배당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금성자산 증가는 ROE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 ROE는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 x 자산회전율(매출액/자산총계) x 레버리지(자산총계/자본총계)'로 계산할 수 있다. 지난해 조선선재의 순이익율은 21.9%, 자산회전율은 0.75배, 레버리지는 1.18배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순이익률은 2010년(14.4%) 대비 7.5%p 상승했지만, 자산회전율은 2010년 1.8배에서 지난해 0.75배로 낮아졌다. 이에 최근 ROE는 19.3%로 5년 평균(24.8%)보다 5.5%p 낮아진 상태다. 신규 사업 투자,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여유 자산을 활용한다면 ROE가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