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동양이엔피, 외국인 매수 지속..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동양이엔피를 최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오후 1시 53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0.8% 내린 1만240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1.16~2.16) 외국인은 동양이엔피 주식 5만6190여주(지분 0.7%)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1.1~2.16) 순매수량은 9만7050여주(1.2%)로 늘었다.

외국인은 중장기적으로 동양이엔피 지분을 늘려 왔다. 외국인 지분율은 2년 전 8.1%에서 전일(16일) 기준 17%로 높아진 상태다.



동양이엔피의 최근 실적은 주요 전방산업인 스마트폰의 호황기에 비해 규모가 크게 감소한 상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기록한 점, 건실한 재무구조의 유지, 시중금리를 웃도는 배당수익률은 관심을 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실적은 매출액이 3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147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은 64% 뛴 167억원을 기록했다. 외주가공비가 전년 동기 대비 87% 주는 등 비용 절감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동양이엔피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약 41% 급감한 상태다.

2013년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호조로 동양이엔피를 포함한 부품사가 '특수를 누린 시기'다. 스마트폰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위로는 애플, 아래로는 중국 업체(화웨이, 샤오미)와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고 있다. 동양이엔피가 단기간 내 최대 실적 규모를 회복하기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을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창출해 온 안정성은 관심을 끈다. 동양이엔피는 지난 10여년간 최저 126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매년 기록했다. 2013년을 제외해도 2005년 이후 연평균 영업이익은 176억원이다. 현재 이 회사 시가총액이 97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시장가치의 거의 1/5에 해당하는 영업이익을 평균적으로 창출해 온 셈이다.

업황 변동이 큰 IT산업에서 꾸준히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해 온 것은 휴대폰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확대되어 온 점, 동양이엔피 제품이 휴대폰뿐 아니라 TV와 프린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는 점 등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 외에 휴맥스, 삼성SDI, 후지제록스 등으로 수요처가 분산된 점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이익은 건실한 재무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2004년 이후 한 해(2010년)를 제외하고 모두 양수(+)를 기록했다. 현금성자산만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한 후에도 여유가 있는 상태가 지속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 말 동양이엔피의 순현금자산은 451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시총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다.  

동양이엔피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 배당금은 2008년부터 지난 2014년까지 300원을 유지했다. 아직 2015년 결산배당금은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2014년 배당금 기준 시가배당률은 2.4%다. 국고채 3년물 시장금리인 1.43%(2월 16일)를 1%p 가까이 웃돈다.



동양이엔피는 전원공급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전원공급장치는 전자 제품에서 전기에너지를 변환해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사용 방법에 따라 SMPS, 충전기, 파워써플라이, 아답터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며, 기술적으로 SMPS(Switching-Mode Power Supply)란 이름으로 통칭된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실적 기준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5.7배다. 과거 5년 평균인 6.2배보다 낮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5배,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5%다. 각각 5년 평균인 0.73배와 13.7%에 비해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