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월리스 와이츠의 '조선선재'

워렌 버핏과 친구 사이인 월리스 와이츠는 가치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와이츠 밸류 펀드'를 운용했다. 와이츠는 버핏과 투자 성향에서도 많은 공통점을 보였다. 그는 시장가치에 비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켜 보유했다. 그는 부채를 청산하고 난 후 경영진이 사용할 수 있는 돈의 총액에 초점을 맞췄다.

와이츠는 회사가 제품 가격에 대해 통제력이 있기를 원했다. 또한, 케이블 TV와 같은 지역독점 회사를 선호했다. 그는 자신의 최대 투자 실수는 경영진을 너무 믿거나 이해해 준 것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월리스 와이츠의 종목 선정 기준은 엄격하다. 순이익이 영업현금으로 잘 회수돼야 하고 3년간 꾸준히 이익이 성장해야 한다. 또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평균 이상인 회사에 보수적으로 투자한다.

▷ 와이츠의 선택 '조선선재'

와이츠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30%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또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큰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한다.

조선선재는 와이츠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국내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EPS는 1만1380원으며, 3년간 연평균 EPS 성장률은 13%로 기준을 만족한다. 최근 ROE는 19.9%로 12% 이상이고, 3분기 연환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9억원으로 순이익(143억원)보다 많다. 이 회사는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

조선선재는 피복봉 제조사다. 피복봉은 용접시 열을 가해 금속을 접합하는 데 사용하는 금속소재다. 건설, 기계, 화공플랜트 등 철 구조물이 필요한 산업이 주요 전방산업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선재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조선선재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수익성 상승세와 현금성 여유자산의 꾸준한 증가가 눈길을 끄는 회사다.

지난 2012년 이후 이 회사 매출액은 감소세를 나타낸 반면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매출액은 673억원으로 2012년 대비 8.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2012년 대비 64% 뛴 상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3.9%에서 24.9%로 10%p 상승했다.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수익성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원재료인 Y-11과 POWELD-2A의 매입가는 지난해 3분기 Kg당 808원과 813원으로 2012년 대비 각각 27%와 26% 내렸다. 이에 '매출액 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지난해 3분기 연환산 기준 45%로 2012년 대비 17.1%p 낮아진 상태다. 

조선선재는 포스코 등 제철회사에서 원재료를 매입한다. 철광석 가격 하락,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 등으로 철강재 가격이 하락한 것이 조선선재의 매입가 인하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원재료비는 분기보고서 주석 사항인 '비용의 성격별 분류'에 기록된 관련 비용('재고자산의 변동', '원재료와 상품의 매입액')을 합산해 구했다.



수익성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는 현금성 여유자산 규모의 확대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지난 2011년 말 양수(+)로 전환한 후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14억원을 기록해 4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분기 말 순현금자산(514억원)은 전일(4일) 시가총액(747억원)의 69%에 해당한다.

다만, 실적과 여유자산의 증가에도 최근 4년간 배당이 없는 점은 투자자에게 아쉬움을 주는 부분이다. 조선선재는 상장 첫 해인 지난 2010년 주당 500원을 배당한 후,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실적과 전일 시가총액 기준 이 회사의 주가수익배수(PER)는 5.2배다. 과거 5년 평균인 5.6배보다 낮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04배, ROE는 19.9%다. 각각 5년 평균인 1.31배와 25.1%보다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