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제임스 깁슨의 'KT&G'

단독 [아이투자 형재혁 연구원]
편집자주 | 대가의 선택은 역사상 존경 받는 투자자들이 '만약 한국에 투자했다면 어떤 기업을 샀을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주는 코너입니다. 종목 발굴시 대가들이 선택한 주요 지표를 국내 기업에 적용해 기업을 골라 소개합니다.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 하라"

클리퍼 펀드의 매니저 제임스 깁슨은 집중투자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치 대비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을 찾은 뒤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깁슨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0개 종목에 집중된다.

깁슨은 기업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시한다. 투자하려는 기업이 어떤 일을 하고, 전망은 어떤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단순한 사업구조를 가진 회사가 이해하기 쉽다고 말한다.

깁슨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미덕이 '인내'라고 생각한다. 빨리 부유해지려는 생각이 오히려 손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깁슨은 보유 주식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다. 그리고 매입할 만한 주식이 보이지 않으면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제임스 깁슨의 선택 'KT&G'

깁슨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이상이고, 영업이익률이 10%를 웃도는 기업을 선호한다.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 이하인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본다. 재무건전성 확인을 위해 부채비율이 150% 미만인 기업을 고른다.

KT&G는 깁슨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4분기 합산) 영업이익률은 43.1%로 10% 이상이고, ROE(자기자본이익률)는 17.3%로 15%를 넘는다. 

3분기 연환산 실적과 전일(8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13.9배다.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PER 14.1배보다 조금 낮다. 시장 평균 PER은 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 합계를 3분기 연환산 순이익 합계로 나눠 계산했다. ROE, PER 계산 시 순이익과 자본총계는 연결 지배지분 기준이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3%로 깁슨 기준인 '150% 이하'를 넉넉히 통과한다.

KT&G 실적은 지난 2013년을 저점으로 반등한 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결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근 8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지배)은 5개 분기 연속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연환산 연결 실적은 매출액(4조3536억원), 영업이익(1조3893억원), 순이익(1조503억원)이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에 이뤄진 담배가격 인상을 앞두고 KT&G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었다. 외산 담배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담배가격이 오르면 담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KT&G는 ▲ 담배 수요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가격 인상의 영향력이 커진 점  ▲ 담배 수출 증가, 자회사 한국인삼공사는 홍삼 매출 증가가 연결 실적 증가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담배가격 인상 전 사재기 영향으로 지난해 1분기 KT&G의 국내 담배 판매량은 71억2900만 개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1% 급감했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은 지난해 2분기 24%, 3분기 20%로 낮아졌다.

반면 정부의 담배가격 인상으로 KT&G의 지난해 3분기 누적 평균 판매가(내수)는 1갑당 100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뛰었다. 가격 인상 폭이 수요 감소 대비 큰 데다, 수요가 개선세를 나타냈다. 이에 지난해 3분기 KT&G의 별도 실적은 매출액이 7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164억원으로 6% 늘어 수익성 측면에서 선방했다. 

수출 증가도 별도 기준 실적 선방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내수가 1조6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어난 데 그친 반면 수출이 5434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종속기업인 한국인삼공사가 담당하는 인삼 사업은 연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인삼 사업 매출액은 74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215억원으로 14% 늘었다.

최근 실적 증가는 영업현금과 현금성여유자산 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이 회사 영업현금흐름은 지난 2008년 이후 6000억원 중반 ~ 8000억원을 유지하다, 최근 4분기 합산치(2015년 3분기 연환산 기준)가 1조1965억원으로 증가했다.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도 영업현금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현금자산은 1조3655억원으로 10년래 최대치로 올라섰다.



KT&G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 배당금은 계단식으로 인상돼 지난 2014년 34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배당금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배당수익률은 3.18%이다. 아직 2015년 결산 배당금은 공시되지 않았다.

KT&G는 지난 10년간 배당금을 전년 대비 한 번도 줄이지 않았다. 순이익은 지난 2010년 이하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주당 배당금은 2010년 3000원에서 2011년 ~ 2013년 3200원으로 200원 증액됐다.  

지난 2014년 배당금 총액은 4280억원이다. 1조3655억원에 이르는 현금성 여유자산의 규모, 영업현금흐름의 증가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결산 배당금도 전년도 수준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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