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마틴 휘트먼의 '에너토크'

휘트먼 "순운전자본 대비 저평가된 소형주를 사라"

마틴 휘트먼은 월가에서 벌처투자자로 유명하다. 벌처(vulture) 투자는 '남의 불행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는 자'라는 뜻의 영어 단어인 벌처에서 알 수 있듯, 부실기업을 싼값에 인수해 정상화시킨 후 고가에 매각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휘트먼은 침체를 겪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싼값에 대량 매집해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했다.

또한, 휘트먼은 성장하는 소형주를 선호했다. 종목 선정시 시가총액 규모, 부채비율, 주당영업현금흐름비율(PCR), 시가총액 대비 순운전자본 규모 등을 고려했다. 그의 기준에 따르면 투자대상은 저렴하면서도 재무상태가 좋고 경영진이 주주의 관점에서 일하며 이해할 수 있는 회사여야 한다.

에너토크,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 '만족'

에너토크는 휘트먼의 종목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전일(5일) 기준 시가총액이 374억원으로 1000억원 미만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0%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100% 미만이다.

또한, 2분기 말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은 186억원으로 전일 시총의 50%에 해당해 휘트먼의 저평가 기준(순운전자본이 시총의 40% 이상)을 만족한다.

에너토크는 전동 액츄에이터와 감속기를 제조하는 상장사다. 전동 액츄에이터는 발전플랜트, 상하수도 시설, 조선소, 제철소 등에서 유체(액체, 기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밸브를 구동시키는 장비이다. 감속기는 감속을 목적으로 밸브를 구동시키는 장비이다. 에너토크의 주요 전방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상하수, 발전, 가스, 제철, 정유 등)이다.

에너토크는 미국, 인도네시아, 중동 등에 해외 대리점을 두고 있다. 다만 수출 비중은 최근 3년간 8% 내외로 크지 않다. 올해 2분기 에너토크의 매출액은 77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고,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10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 줄어든 8억6500만원이다.



수주 감소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수주잔고는 지난 2013년 말(129억원)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말 수주잔고는 79억원으로 2013년 말 대비 39% 줄어든 상태이다.



에너토크는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13년 70원으로 전년 대비 30원 줄었지만, 지난해 30원이 늘어 100원을 회복했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09%이다.



올해 2분기 연환산 실적(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이 회사 주가수익배수(PER)은 13.1배이다.

과거 5년 평균인 12.8배보다 높다. 현재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18배,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이다. 각각 과거 5년 평균인 1.55배와 12.9%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