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올스타인의 선택 '조광ILI’

"올스타인 파이낸셜 얼러트 펀드의 펀드매니저 '로버트 올스타인'은 숫자를 잘 파악하는 투자 대가로 알려졌다.

그는 투자운용을 시작하기 전 투자전문지 제작을 통해 재무제표에서 진실을 말하지 않는 회사들을 규탄했다. 올스타인은 숫자에 초점을 맞추며 경영진과 거의 대화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영진들이 사업에 대해 장밋빛 견해만 밝히고 잘못된 일에 대해선 정직하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올스타인이 말하는 투자 승자는 가장 많은 성공주를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를 가장 적게 하는 사람이다. 투자는 장기에 걸쳐 부를 축적하는 게임이며 자산이 0으로 돌아가면 게임이 끝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성패에 너무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올스타인은 뉴스가 실제보다 너무 비관적이라 저평가된 회사를 찾는다. 그가 중시하는 것은 오로지 가격이다. 그에게 좋은 회사를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나쁜 회사를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가격을 매기기 위해 향후 3년에서 5년 사이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올스타인의 선택 '조광ILI'

로버트 올스타인은 주가수익배수(PER)가 시장 평균보다 낮고, 자산 대비 프리미엄이 30% 미만인 종목을 선호한다. 즉, 주가순자산배수(PBR)가 1.3배 미만인 종목을 선호한다. 또한 '부채비율 150% 이하, 배당수익률 2% 이상'도 그의 종목 선정 기준이다.

조광ILI는 올스타인의 투자 기준을 대부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2분기 연환산 순이익(최근 4분기 합산)과 전일 종가 기준 이 회사의 PER은 6.6배로 아이투자(www.itooza.com)가 산정한 시장 평균 PER 16.3배보다 낮다. 시장 평균 PER은 상장사 전체의 시가총액 합계를 순이익(연결 지배지분) 합계로 나눠 계산했다.

2분기 말 자본총계 기준 PBR은 0.88배로 올스타인의 기준인 1.3배 미만이고, 부채비율은 51%로 150%보다 낮다. 또한, 지난해 배당금과 전일 종가로 계산한 배당수익률은 2.1%로 기준인 2%를 넘는다.

▷ 자동특수밸브 제조업체

조광ILI는 조선기자재나 원자로설비, 석유화학플랜트 등에 사양되는 각종 밸브를 만든다. 안전밸브, 스팀트랩, 감압밸브 등 다양한 종류의 밸브를 생산하며, 이 중 안전밸브가 지난 반기 개별기준 매출액 중 60%를 차지했다. 1968년 설립됐고 코스닥 시장엔 2001년 1월 상장했다.

밸브는 액체, 기체 등 유체의 압력온도와 속도, 유량의 흐름을 제어하는 장치다. 배관라인에 설치되는 배관자재의 일부로, 배관은 크게 유체의 흐름을 전달하는 파이프,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관이음쇠, 배관사이에 흐르는 유체의 흐름을 조정 및 제어하는 밸브로 구분할 수 있다.

조광ILI가 생산하는 각종 밸브는 자동특수밸브다. 일반밸브는 신규 기업들의 진출이 쉬워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동특수밸브는 고도의 기술과 막대한 투자설비 등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자동특수밸브 시장은 조광ILI를 포함해 삼양밸브, 신우공업, 한국샤코 등 약 10여개 기업이 과점형태를 취하고 있다.

조광ILI의 주력 제품인 안전밸브는 배관 내에 흐르는 증기, 액체 등 유체의 압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안전 확보장치로, 기술력과 점유율이 국내 상위를 점하고 있다. 스팀트랩은 증기시스템에서 증기가 응축해 발생된 응축수를 효율적으로 자동 배출하고 증기의 누출을 막는 자동밸브다. 감압밸브는 상류에 통과하는 유체의 에너지에 따라 밸브의 열림 상태를 변화시켜 1차 측압력을 소정의 2차 측압력으로 감압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 2분기에 조광ILI의 매출액은 증가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억2392만원으로 14% 감소했고, 지배지분 순이익은 3억1000만원으로 31% 줄었다. 매출원가가 17% 증가한 41억원으로 매출액 증가정도를 넘어서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조광ILI의 주가순자산배수(PBR)는 과거에는 등락이 있었지만 최근 5년간 1.3배 이하를 유지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배당을 꾸준히 해왔는데, 2010년에는 한차례 배당금을 인상한 후 시가배당률은 2% 이상을 기록해오며 올스타인이 주로 살펴본 기준을 충족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