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데이비드 윌리엄스의 '한국알콜'

"구조조정 중인 저평가 기업을 찾아라"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엑셀시어 밸류 앤 리스트럭처링'(Excelsior Value and Restructuring)이란 펀드를 운용한 투자 대가다. '더욱 더 높이'를 의미하는 '엑셀시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펀드는 가치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중인 회사들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돼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알콜', 윌리엄스의 조건 부합

윌리엄스의 저평가 판단 기준은 '주가수익배수(PER) 15배 미만, 주가순자산배수(PBR) 1.2배 미만'이다. 또한, 그는 최근 3년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 이상인 기업을 선호한다.

한국알콜은 윌리엄스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상장사 중 하나다. 올해 2분기 연환산(최근 12개월 합산) 실적과 전일(26일) 시가총액(1653억원)으로 계산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1.7배로 15배 미만이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3배로 기준인 1.2배보다 낮다. 연환산 기준 EPS는 지난 3년간 연평균 69% 증가해 올 2분기 652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현재 PER 11.7배는 과거 5년 평균인 11.3배보다 높은 것이다. 현재 PBR과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0.83배와 7.1%로 5년 평균인 0.56배와 5.8%보다 높은 상태이다.

▷ 주정 제조사..공업용, 식용 주정 모두 생산

한국알콜은 주정 제조사로 지난 1984년 설립됐다. 코스닥 상장은 1992년 이뤄졌다. 한국알콜은 합성에탄올과 아세트알데히드 등 공업용 주정을 시작으로 정제주정(식음료용 주정), 무수주정(의약품 추출용), 초산에틸·초산부틸(용제류), 에탈아민(의약품 추출용) 등으로 제품을 다각해 왔다. 올해 반기 매출 비중은 초산에탈 29% 정제주정 22%, 무수주정 12%, 합성주정 11%, 컬러 페이스트 11%, 초산부틸 8%를 각각 기록했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매출액이 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32억9100만원을 기록했다.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25% 늘어난 42억6500만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6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비 증가세를 지속했다.



별도 기준 실적 측면에선 수익성 개선이 눈길을 끈다. 한국알콜의 올 2분기 연환산 매출액은 1818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4.3%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26억원으로 2013년에 비해 114% 급증했다.

주요 전방산업인 화장품과 소주의 업황 호조,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이 수익성 상승에 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매출액 대비 원재료 비중'은 74.4%로 2013년(78.9%)에 비해 4.5%p 내렸고, 영업이익률은 6.8%로 3.1%p 상승했다.

한국알콜은 국내 유일의 공업용 에탄올(화공용, 화장품용, 의약품용) 제조사다. 화장품용 알콜의 경우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하락으로 공업용 에탄올의 판매가가 내린 가운데 화장품과 소주 업황 호조에 따른 관련 주정 수요 증가가 매출액 방어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올해 2분기 한국알콜의 지분법이익은 24억1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급증했다. 관계회사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실적 개선으로 관련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알콜이 지분 24%를 보유한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2분기 연결 매출액이 7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고, 영업이익이 187% 급증한 96억53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연결 지배지분)은 211% 뛴 77억1900만원이다. SK하이닉스 내 식각액 점유율 상승으로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 2분기와 상반기 식각액 매출액은 237억원과 4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와 85%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