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부국철강, 8년 최고가..."그레이엄이 웃었다"

그레이엄 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는 부국철강이 4일 장중 한때 4275원으로, 약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오전 10시 26분 현재 부국철강은 전일보다 5.6%(210원) 오른 39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워렌 버핏의 스승이자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시가총액이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 이하면 주식이 저평가 된 것으로 봤다. 즉 그레이엄은 현금가치도 인정받지 못하는 저평가 기업에 주목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국철강의 순운전자본은 827억원이다. 전일 기준 부국철강의 시가총액은 746억원이다. 순운전자본이 시가총액보다 많아 그레이엄 조건을 충족했다. 그레이엄 만족형에 해당하는 주식이 대부분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더욱 눈길을 끈다.



주가 상승은 기관 투자자가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7월 7일 ~ 8월 3일) 동안 기관 투자자는 1거래일을 제외하곤 연일 부국철강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기관 투자자가 순매수한 부국철강 주식은 7만8007주로, 발행주식수의 0.39% 규모다.

부국철강은 광주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POSCO(이하 ‘포스코’) 열연·냉연코일 유통 대리점이다. 즉, 부국철강은 포스코로부터 열연코일·냉연코일 등을 공급받아 1차 가공한 뒤 호남지역 철강재 소요처(자동차, 가전, 농협 등)에 공급한다.

2012년부터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철강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 영향 등으로 공급은 늘어났다. 이 결과 철강 제품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1년 KG당 1122.85원이던 스켈프 가격은 2013년 970.66원으로, 올해 1분기 기준 847.58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부국철강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부국철가 저평가의 배경이다. 실제로 부국철강이 순운전자본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던 지난 2007년과 2008년은 철강 업황이 최고에 달한 때였다. 부국철강의 영업이익도 2007년 64억원에서 이듬해인 2008년 128억원으로 두 배 성장했다. 2008년 기록한 영업이익 128억원은 최근 10년래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란 핵협상이 타결로 철강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부국철강 주가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은 13년 만에 이란 핵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언론에 따르면 이번 협상 타결로 특히 자동차·철강 업종이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1월 이란의 경제제재가 일부 완화됐지만, 자동차·철강 업종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로 중동 최대 시장인 이란과 거래를 재개하지 않았던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그레이엄 기준으로 보면, 순유동자산이 기업의 가치다. 순유동자산은 1년 안에 회사가 현금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에서,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뺀 금액이다. 따라서 현금회전일수가 최소한 유지되거나 줄어들어야 순유동자산도 의미를 갖는다.

최근 5년 동안 부국철강의 매출채권 회전일수는 50일 ~ 80일 사이다. 즉 매출이 발생한지 2달 ~ 3달 내에 현금으로 들어온다는 의미다. 재고자산 회전일수와 매입채무 회전일수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부국철강의 순유동자산이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