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삼호, 투신 매수 지속..'눈길'

삼호 주가가 금융위기 이래 최고가를 기록한 후 조정을 받는 가운데 투신이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9일 오후 1시 7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0.4% 내린 2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삼호 주가는 지난 5월 7일 장중 3만3200원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대비 155% 급등한 것이었다. 다만 최고가 기록 후 조정이 진행돼 현재 주가는 최고가 대비 22% 내린 상태다.

주가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투신은 종전 대비 매수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7일부터 전일까지 투신은 이 회사 주식 17만1500여주(지분 1.1%)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앞선 5개월여간(1.1~5.6) 3483주(지분 0.02%)를 사들이는 데 그쳤지만, 최근 약 3개월간(5.7~7.28) 순매수 규모를 확대했다.



투신의 행보는 삼호의 실적 증가세를 주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3일 발표된 잠정실적 공시에 따르면 삼호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22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25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36% 급증한 180억원이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10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지속 중이다.

지난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62% 급증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e편한세상' 브랜드를 바탕으로한 건축 부분의 수익성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 연환산 기준(최근 12개월 합산) 영업이익률은 8.8%로 금융위기 이준 수준을 회복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감했던 이 회사 실적은 2012년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연환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763억원과 774억원으로 10년래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주택분양 시장 침체에 따른 미수금 증가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가 실적의 발목을 잡았었다. 경영 악화로 삼호는 채권단과 워크아웃(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 약정을 체결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었다. 하지만 ▲ 채무상환 유예 ▲ 신용도가 높은 시행사 위주로 수주계약을 진행하는 보수적 경영 ▲ 주택 경기 호전 등에 힘입어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실적 측면에서 양호한 흐름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규모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잔액이 남아있는 점은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지난 2009년 워크아웃 약정을 체결할 당시 1조5000억원에 달했던 PF 대출잔액은 올 1분기 말 현재 5537억원(미착공 물량 3945억원)이다. 규모는 줄었지만 현재 대출잔액은 여전히 지난 1분기 삼호 자본총계(1533억원) 3.6배에 이른다.  

PF 대출잔액은 삼호가 시공사로 참여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에서 시행사의 부도로 채무인수 혹은 연대보증의 형태로  상환 의무를 떠안게 된 채무이다. 직접 차입한 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재무상태표에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고 사업보고서의 '그 밖에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주석으로 기재된다.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삼호는 PF 대출잔액의 원금상환을 2016년 12월 31일로 유예한 상태다. 삼호는 지난 2012년 모든 PF현장을 실사한 뒤 채권단과 PF 손실분담금을 8:2(채권단:삼호)로 확정했고, 2013년까지 총 845억원의 PF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바 있다. 대출잔액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총계에 비해 규모가 매우 크다. 따라서 향후 미착공 물량의 착공 전환 혹은 매각으로 대출잔액이 추가적으로 감소하는 지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PF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대출을 요청한 기업의 자산이나 신용이 아닌 사업의 수익성과 유입될 현금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법이다. 부동산 경기 호황기 많은 부동산 개발사와 건설사들이 PF대출을 활용해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로 돌아서자 역풍을 맞았다. PF대출시 시행사와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요구하던 관행으로 인해 시공사로 참여한 건설사 가운데도 피해를 본 곳이 많다.

삼호는 대림산업이 최대주주인 건설사다. 대림산업의 지분율은 41.8%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이라는 브랜드를 공유하고, 주요 원자재를 대림산업과 공동 구매하고 있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이 회사의 현재 주가수익배수(PER)는 8.3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