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하이텍팜, 2분기 환율 영향은?

수출입 비중이 큰 기업들에게 환율은 실적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환율변화는 제품 및 원재료가격에 반영돼 영업손익에 변동을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외환차익/차손, 외화환산이익/손실, 파생상품관련손익 등의 형태로 영업외손익에도 기록된다.

주사제용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인 하이텍팜은 환율 영향이 큰 기업 중 하나다. 주요 제품은 카바페넴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등이 있다. 매출의 95% 정도를 수출하며, 남미, 아시아, 중동, 유럽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8월 14일)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28일 아이투자는 2분기 환율변동이 하이텍팜 실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추정해봤다.

▷ 2분기 기말 환율 상승 & 평균 환율 하락

하이텍팜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달러화자산 및 부채, 유로화자산 및 부채, 엔화자산, 터키 리라화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외화자산 중에서는 달러자산이 88%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유로화자산이 8%의 비중을 보였다. 외화부채는 99%가 달러화부채였다. 각 외화별 자산 및 부채비중을 봤을 때, 하이텍팜은 달러화 환율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고, 유로화 환율에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원/유로 환율은 감소하다가 최근 반등했다. 2분기 원/달러 기말 환율은 1116원으로 전분기 대비 0.8% 상승했고, 원/유로 기말 환율은 1248원으로 4.7% 올랐다. 이와는 달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98원으로 0.3% 하락했고, 원/유로 평균 환율은 1215원으로 1.9% 내렸다. 환율은 일별 종가기준 수치를 사용했다.

* 아래 차트는 기말 환율 기준





▷ 원/달러 & 원/유로 평균환율 하락 영향...매출 소폭 감소 예상

환율변동에 대한 영향을 크게 영업부문과 영업외부문으로 추정해봤다. 영업부문에서 환율변동은 수출제품 판매가격과 원재료 수입가격에 영향을 준다.

지난 1분기에 하이텍팜 매출액의 수출비중은 95%였다. 외화자산 비중이 각 외화별 매출 비중과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수출비중 중 달러화를 통한 매출은 90%, 유로화를 통한 매출은 10%를 각각 적용했다. 5% 미만을 보였던 터키 리라화와 엔화는 영향이 적어 제외해도 무방할 거라 판단했다.

하이텍팜은 원재료 중 57%를 수입한다. 매입채무가 포함된 외화부채는 달러화부채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달러화변동만 영향을 줄 것으로 계산했다. 이러한 가정 외 수입한 원재료, 판매한 제품과 수량은 모두 1분기와 동일하다고 봤다. 환율은 영업활동이 수시로 일어난다는 것을 고려해 평균환율을 사용했다.

추정 결과, 매출액은 98.8억원, 매출총이익은 20.2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원가와는 달리 매출액에는 유로화변동이 반영돼 감소정도가 더 컸고, 따라서 매출원가율도 79%에서 80%로 약간 상승했다.



▷ 외화 관련 영업외손익은 원/달러 환율 증감과 밀접

영업외부문은 매출액 대비 외화 관련손익 비중과 원/달러 환율 및 원/유로 환율 증감률을 통해 추정했다. 외화자산과 부채의 원화 환산에는 해당 분기 기말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말환율을 분석에 사용했다.

외환관련손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각 환율의 변화율을 비교해본 결과, 최근 12개 분기 상관계수가 원/달러 환율은 0.94, 원/유로 환율은 0.41을 나타냈다. 두 변수간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같은 움직임을, -1에 가까울수록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외환관련손익 비중과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환 관련이익이 발생했다. 하이텍팜의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많고,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원/달러 환율 10% 오를 때, 매출액 대비 외화 관련손익 17.8% 증가

각 환율 변동과 매출액 대비 외화 관련손익 증감을 비교하기 위해 외화 관련손익 비중이 환율 증감률의 몇 배에 해당하는 지 알 수 있는 보정계수를 구했다. 일반적으로 보정계수는 외화 관련손익의 매출액 대비 비중을 환율 증감률로 나눠서 구한다. 쉽게 설명해 해당 환율이 10% 오를 때, 매출액 대비 몇 %의 외환 관련손익이 발생할 지를 가늠케 해주는 계수다.

단, 하이텍팜의 경우, 달러 외 유로화 영향도 받기 때문에 각 외화의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준 보정계수를 구했다.

2012년에는 달러 자산보다 유로 자산이 더 많았다. 때문에 2012년 각 분기 가중치는 해당 분기 보고서에서 외화 자산 비중을 통해 각각 구했다. 2013년부터는 큰 변화 없이 달러 자산 비중이 대체적으로 컸다. 이를 토대로 원/달러환율에는 90%의 가중치를, 원/유로환율에는 10%의 가중치를 적용했다. 즉, 전체 하이텍팜의 외화자산에서 달러가 90%, 유로화가 10%를 차지했다는 의미다.

보정계수는 외화관련손익 비중에 가중치를 곱하고, 이를 기말환율 증감률로 나눈 값으로 구했다. 달러보정계수는 대체적으로 1~2배 사이의 값을 보였고, 유로화보정계수는 달러보정계수보다 다소 큰 변동을 보였다.



▷ 달러화 자산은 보정계수로, 다른 외화는 증감률로 추정

구한 보정계수를 활용해 2015년 2분기 외화관련손익을 추정해봤다. 하이텍팜이 여러 외화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각 외화별로 어느 정도의 손익이 발생할지 추정했다.

먼저 달러화의 경우 계산한 보정계수 중 2013년 1분기부터 2014년 4분기까지의 보정계수 평균(=1.78)을 추정에 활용했다. 2012년도 각 분기의 보정계수는 원/유로환율을 통한 영향이 더 컸기 때문에 현재 상황과 다르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올해 1분기 보정계수도 원/달러환율이 외화관련손익에 덜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해 역시 제외했다. 이렇게 계산한 결과 달러화 관련손익은 1억4000만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화 관련 손익은 보유한 자산의 원화환산금액에 원/유로환율 증감률만큼 변화를 줘 계산했다. 하이텍팜의 지난 1분기 유로화 순자산(유로화자산 – 유로화부채)은 약 207만유로로, 지난해와 비교해 자산의 변동이 그리 크지 않다. 2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순자산을 보유할 것으로 가정했고, 원화환산금액이 원/유로환율 증감률만큼 늘어날 것으로 보았다. 계산 결과 유로화 관련 손익은 1억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터키 리라화 관련 손익도 고려했다. 지난 1분기 터키 리라화 자산은 345만리라로, 원화환산금액(15억원)은 유로화의 원화환산금액(25억)의 절반 이상으로 많아졌다. 이에 원/리라환율 증감률(-2.3%)만큼 손익을 계산했다. 계산 결과 리라화 관련 손실이 3000만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하이텍팜은 2015년 2분기 외화관련손익으로 2억원, 외화관련손익의 매출액 대비 비중은 2.5%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추정 과정은 다음과 같다.



결론적으로 하이텍팜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다소 감소하지만, 영업외손익이 발생해 순이익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환율 외 변수들이 모두 같은 상황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판매한 제품의 수량 등 다른 변수에 변동이 있을 시 예상 실적도 바뀔 수 있다.

또한 2분기는 환율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7월 2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분기 말 대비 4.2% 오른 1167.4원을 기록 중이다. 위 추정 방식은 3분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만약 3분기 말 원/달러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마감하고, 다른 변동이 없다면, 하이텍팜의 영업외 외화 관련손익은 약 8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