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삼호개발, 외국인·기관 '사자'..배경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삼호개발을 동반 순매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오전 12시 43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0.6% 오른 338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4.23 ~ 5.23)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5만9770여주(지분 0.2%)를, 기관은 3만7820여주(0.2%)를 각각 순매수했다.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누적 순매수량은 각각 21만7430주(지분 0.9%)와 40만1980주(1.6%)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사자'는 삼호개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8% 감소한 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흑자전환해 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8년 10년래 최고치인 170억원을 기록한 후 거의 매년 감소세를 지속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진행된 기저효과, 이 후 건설경기 불황에 따른 수주경쟁 심화 등이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삼호개발이 보여온 꾸준함은 눈길을 끈다. 경기에 민감한 건설 업체이지만, 삼호개발은 지난 10년간 영업이익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업황 변동이 심한 주택 사업이 아닌 인프라 사업(고속도록, 국도, 지하철 등) 시공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것에 힘입은 결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가 경기 침체기에 부양책으로 토목공사를 주로 활용한 점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도 꾸준했다. 지난 10년간 삼호개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08년 -60억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양수(+)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연평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5억원이다.

꾸준한 현금흐름 덕분인지 삼호개발은 시가총액에 비해 적잖은 규모의 현금성 여유자금를 보유 중인 데다, 꾸준히 배당을 해 왔다. 올 1분기 말 기준 이 회사의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 차입금)은 341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848억원)의 40.2%에 해당한다.

삼호개발은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했다. 지난 2011년을 제외하고 배당을 전년 대비 한 해도 줄이지 않았다. 지난해 주당 배당금(100원)과 현재 주가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은 2.95%이다. 이는 1.6%대로 낮아진 주요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를 1.3%p 가량 웃도는 것이다.



삼호개발은 지난 1976년 설립된 중견 건설사다. 도로, 지하철, 항만시설 등 토목공사를 주요 사업으로 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4389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2.1배 규모이다.



한편, 삼호개발은 지난 3월 25일 당진시가 '토공사업, 철근·콘크리트 사업'에 대해 올해 4월 13일부터 7월 12일까지 3개월간 영업정지 결정을 자사에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현재는 삼호개발의 효력정지 신청으로 판결 선고시까지 영업정지가 유예돼 신규 수주에 영향이 없는 상태다. 3월 25일 공시 당시 삼호개발이 추정한 영업정지금액은 352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17%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