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유니크, 투신 '사자'..배경은?

코스피 시장에서 연일 순매도를 기록 중인 투신이 유니크에 반대 행보를 취해 눈길을 끈다. 13일 오후 12시 57시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2% 내린 468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투신은 지난 한 달간(4.12 ~ 5.12) 이 회사 주식 14만2600여주(지분 0.7%)를 순매수했다. 올 들어 앞선 약 4개월 반 동안(1.1~4.11) 6만7600여주(지분 0.3%)를 순매도했지만, 최근 '사자'로 돌아섰다.

투신의 행보는 유니크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가운데 진행된 것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8월 28일 장중 7040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8월 말 대비 33% 내린 것이다.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40% 감소한 10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지배지분)은 35% 감소한 101억원이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신규 개발로 인한 투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종업원급여(연결 기준)는 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종업원급여의 매출 내 비중'은 17.5%로 1.8%p 상승했다. 인건비 부담 증가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4.4%로 전년 대비 3.2%p 낮아졌다.



유니크의 실적 회복을 위해선 우선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 회복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4월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9%와 2.4%가 감소했다. 단일 고객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부품업체는 고객사의 판매량이 부진한 상태에서 차별화된 실적을 거두기 쉽지 않다.

다만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눈길을 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누적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95.8원으로 지난해 평균에 비해 4.1% 상승했다. 지난 2012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한 원/달러 환율이 반등세를 이어간다면, 엔화 약세로 고전 중인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유니크의 주요 사업 분야인 자동차변속기의 채택 비율이 확대되는 추세도 관심을 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변속기 다단화에 힘쓰고 있다. 변속기의 단수가 높아질수록 승차감과 연료 효율성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7단 변속기 비율은 2013년 5%에서 2019년 13%까지 늘고, CVT(무단변속기)는 9%에서 11%로 증가할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단수가 높아지면 정속 주행의 경우 연비가 5~10%정도 개선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 역시 자동변속기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채택 비율을 높이고 있다. 관련 부품을 제조하는 유니크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유니크는 현대파워텍을 통해 크라이슬러에도 6단 변속기용 솔레노이드 밸브를 공급한다. 향후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부분이다.

유니크는 자동차 자동변속기의 주요 부품인 솔레노이드 밸브(매출 비중 60%)를 만든다. 솔레노이브 밸브는 유압을 제어해 자동변속기 내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조절하는 장치이다. 유니크는 지난 1992년 일본 TOSOK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솔레노이드 밸브를 국산화했다. 현재 6~8단 자동변속기용 솔레이노드밸브를 현대차와 기아차에 주로 공급한다. 현대·기아차 내 점유율은 73%로 1위이다.

또한, 유니크는 기타 밸브류(매출 비중 10%)와 시가라이터(6%), 자동차용 시계류(6%)도 생산한다. 자회사인 중국 청도 유니크(지분 100%)는 전자시계와 시가라이트를 제조한다.

지난해 실적 기준 유니크의 현재 PER은 8.9배다. PBR과 ROE는 각각 1.23배와 13.8%이다. 실적 감소와 주가 하락이 함께 진행돼 PER은 10배 미만을 기록 중이다.

한편, 유니크는 꾸준히 배당금을 인상했다. 이 회사 주당 배당금은 지난 2011년 40원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75원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와 지난해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시가배당률은 1.61%이다. 이는 현재 국내 4대 은행의 1년 정기예금금리 평균과 비슷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