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대한제분, 외국인 '사자'로 전환..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대한제분에 대해 순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24일 오후 1시 13분 현재 이 회사 주가는
전일 대비 1.4% 내린 20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전일(23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 1만8944주(지분 1.1%)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줄곧 '팔자'를 유지하다, 최근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주식 매수에 나선 가운데 최근 주요 원재료의 가격 하락으로 비용 절감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눈길을 끈다.

전일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밀(소맥) 선물가격은 4달러97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연말과 지난해 동기에 비해 각각 17%와 25% 내렸다. 원재료 국제 시세가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올해도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대한제분의 영업이익률은 11.5%로 전년 대비 7.4%p 상승했다. '매출액 대비 원재료 비중'이 61.9%로 전년 대비 7.6%p 내려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환율 상승은 투자자가 유의할 부분이다. 대한제분은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에 따라 환율 상승은 매입가 인상 효과로 이어진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00원으로 전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1.2%와 1.4% 상승했다.

밀 가격의 하락 폭에 비해 환율 상승 폭이 미미해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재료 국제 시세와 더불어 환율도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원/달러 환율 상승할 경우 영업외손익에서 외화관련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투자자가 고려할 부분이다. 대한제분은 원재료 대금 결제에 '유전스(Usance)'를 활용한다. 유전스는 수입업자가 수출업자 앞으로 신용장을 발행해 주고, 일정 시점(어음만기일)까지 대금 결제를 유예하는 금융상품이다. 외화 표시 단기차입금으로 분류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손실이, 내리면 이익이 각각 발생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분기 말 환율이 전분기 대비 5% 상승하면 대한제분은 53억원의 외환관련손실을 손익계산서 반영한다. 올 1분기 원/달러 환율은 1110원으로 전분기 대비 2% 올랐다. 이에 따라 21억원 가량의 외환관련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실적 기준 대한제분의 현재 PER은 9.3배다. PBR과 ROE는 각각 0.55배와 5.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