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동양이엔피, 외국인 '사자'...배경은?

외국인 투자자가 동양이엔피를 연일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전일까지 보름간 이 회사 주식을 매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량 합계는 5만8680주(지분 0.7%)다.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은 매수 기조를 이어왔다. 동양이엔피 주가는 지난해 4월 2만원 대에서 하락세를 지속해 같은 해 11월 초엔 8900원 대까지 내렸다. 6개월 만에 하락률이 50%를 웃돌았다. 최근 3개월간 반등이 이뤄졌지만, 현재 주가는 1만3000원 내외로 지난해 4월 말에 비해 여전히 35% 하락한 상태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해 4월 말부터 전일까지 이 회사 지분 3.2%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10%에서 13.2%로 높아졌다. 주가 급락기인 지난해 4월과 11월 사이 지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후, 지분율을 12~13% 수준에서 유지해 왔다. 

주가 급락은 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보인다. 동양이엔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다. 2013년 4분기부터 5분기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실적 부진에도 외국인 투자자가 '사자'에 나선 가운데 최근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6를 공개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S6가 삼성전자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폰"이라고 호평했고, 미국 IT 전문매체에서도 좋은 평가가 줄을 이었다.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20개국에서 갤럭시S6를 동시 출시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관련주의 실적도 개선세로 돌아설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과거 동양이엔피가 보인 꾸준함도 눈길을 끈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10년간 매년 흑자를 기록한 데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해마다 전년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업황 변동이 큰 IT 산업에서 꾸준히 이익을 창출했다.

이는 동양이엔피의 제품이 휴대폰뿐 아니라 TV와 프린터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되는 점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전자 외에 휴맥스, LG전자 등으로 수요처가 분산된 점도 꾸준함의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하락으로 동양이엔피가 보유한 현금자산은 시가총액과 비교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순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 + 단기금융자산 - 총차입금)은 439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42%에 해당한다.



동양이엔피는 전자제품의 전원공급장치(SMPS)를 만드는 회사다. 삼성전자, 삼성테크윈, 삼성SDI, 휴맥스 등 전자제품 제조 기업들에 전원공급장치를 납품한다.

지난해 실적 기준 이 회사의 현재 PER은 8.9배다. PBR과 ROE는 각각 0.62배와 6.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