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브렛 스탠리의 '전파기지국'

브렛 스탠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내재가치 개념을 바탕으로 AIM 베이직 밸류 펀드를 운용한 투자 대가다. 스탠리는 2~3년의 보유기간 동안 5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매입했다. 그리고 주가가 내재가치를 넘어서거나, 기대수익률 대비 리스크가 커지면 주식을 매도했다.

스탠리는 인기 있는 투자 스타일을 쫓아다니는 것을 최악의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가치투자가 현재 인기가 없는 스타일이더라도 좋은 패를 손에 쥐고 있기에 결국 성공하리라 믿었다.

브렛 스탠리의 '전파기지국'

브렛 스탠리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는 20배 미만인 회사를 선호했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이면서 순이익보다 큰 회사를 좋아했다.

전파기지국은 브렛 스탠리의 투자 기준을 만족하는 종목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실적 기준 ROE가 17.5%로 15%를 넘고, 주가수익배수(PER)는 7배로 기준인 20배보다 낮다. 또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47억원으로 순이익 118억원보다 많다. PER은 전일 종가 기준이다.

▷ 공용무선기지국 전문업체

전파기지국은 공용무선기지국(중계망) 전문업체다. 무선 통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지상 및 지하에 공용무선기지국을 구축하고, 이를 유지·보수한다. 기지국은 전국 도시 시가지, 도서지역, 고속도로, 군부대, 그린벨트 지역 등 다양한 지역에 설치되며, 지하철, 터널, 백화점, 호텔 등에도 설치된다. 지난 3분기 누적기준 매출비중은 기지국 사용료 및 유지·보수가 33%, 통신시설 구축이 67%다.

주요 고객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의 이동통신 사업자다. 정부는 이들 기업의 시설투자비 절감과 국가자원의 효율적 활용차원으로 중계망 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해 왔다. 정부는 공용기지국을 사용하는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전파사용료 및 무선국 검사수수료를 감경해 주고 있다. 전파기지국은 국공립공원지역, 개발제한구역 등의 특수지역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파기지국은 이통사의 기지국 설치 수요에 따라 매출이 큰 폭으로 변동했다. 2006~2007년엔 DMB와 WCDMA 등의 신규시설공사가 있었으며, 2012년엔 LTE서비스 진행에 따른 통신시설 구축 수요가 있었다. 실적 변동폭이 컸지만, 사용료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사업구조 덕에 지난 10년간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전파기지국은 2014년 들어 지하철 LTE 구축 수요가 증가하며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1% 급증한 153억원을 기록했다.



통신시설 구축부문 실적 증가와 함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증가했다. 지난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883억원으로 2013년 수치를 웃돌았다. 특히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순이익(지난 3분기 누적 83억원)을 크게 상회하는데, 이는 유형자산 감가상각비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은 까닭이다. 전파기지국은 통신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사업구조 때문에 유형자산이 지속적으로 쌓여, 유형자산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155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의 12%를 차지한다. 

 

다만 경영진 횡령 이슈는 주의 깊게 볼 사안이다. 지난해 11월 24일 전파기지국은 장병권 부회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한 1심 판결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고 공시했다. 횡령발생금액은 4억4000만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0.7%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