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AK홀딩스, 기관 지분 매입...왜?

기관투자자가 AK홀딩스 지분을 매입해 관심을 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들어 AK홀딩스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사고 팔기를 반복했지만, 이달 들어 매수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최근 한 달간 매매내역을 보면 기관이 사들인 주식수는 약 43만4700주로 지분율 3.7%에 해당한다.

주가도 올랐다. 지난달 말 6만1800원(9월 30일 종가)이던 주가는 이후 급상승해 지난 28일 52주 신고가인 7만5700원을 기록했다. 금일 오전 10시 42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6% 내린 7만2400원이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지주사로 화학·항공·백화점·부동산·생활용품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인 애경유화(지분율 44.5%)를 비롯해 AK켐텍(72.5%), 애경화학(40.2%)은 화학사업을 한다. 항공부문은 제주항공(69.6%), 생활용품 부문은 애경산업(50.1%)이 도맡고 있다. 백화점과 부동산 사업은 AK S&D(74.4%), 수원역사(84.2%), 평택역사(76.8%), 마포애경타운(51.7%)이 영위 중이다.



AK홀딩스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자회사는 제주항공이다. 최근 아시아 저가항공의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제주항공도 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저가 항공사로는 지난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총 5개사가 있다. 지난해 저가 항공사들은 출범 8년 만에 누적 승객 5000만명을 넘겼고, 국내 시장점유율을 48.2%까지 높였다.

제주항공은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올 3분기 실적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매출액은 1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었고,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33% 증가했다. 국내선과 국제선의 잇따른 신규 취항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제주항공은 3분기 제주기점 기준 국내선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1.4%P 상승한 16.5%를 기록해 국내 저가항공사 중 1위를 유지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가 약세도 긍정적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미 서부텍사스유(WTI) 12월물 선물 가격은 29일(현지시각) 배럴당 82.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대비 17% 내린 것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항공 부문 뿐만 아니라 화학 자회사의 원가율도 하락할 수 있다. 지난 20일 현대증권은 유가 하락에 힘입어 화학 계열사들의 원재료 투입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AK홀딩스는 올해 12월 경 수원애경역사를 통해 부지 내 호텔 '노보텔앰베서더수원'을 오픈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호텔 오픈 시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수월할 것으로 전망한다. AK홀딩스가 저가항공과 백화점·쇼핑몰, 호텔 등 관광과 관련된 밸류체인을 모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경그룹은 홍대와 부산에 추가 호텔 건립을 계획하고 있어 해당 부문의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AK홀딩스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2조8775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28%, 41%씩 개선된 것이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을 반영한 AK홀딩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4.5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1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