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투자자의 덕목 - 경험

어제 주식투자를 임할 때 마음가짐에 대한 의미있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주식투자를 처음 했을 때(정확히는 가치투자를 알게 된 후 처음 주식을 매수했을 때)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종목 연구를 어떻게 시작했는가, 투자 카페에 종목 분석글이 올라올 때마다 실력의 미약함 때문에 주눅이 드는데 이를 어찌하면 극복할 수 있는가 등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저 역시 아직 경험이 미약하지만 그에 대한 조언을 다음과 같이 해주었습니다.

 

 

 

">

 

 

 

 

1) 주식투자 처음 했을 때의 두려움을 어찌 극복했는가?

 

----- 두려움이라면 "내가 산 주식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내가 선택한 주식이 맞는걸까?"하는 두려움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라고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07년 3월 가치투자에 눈을 뜨고 4월 실전투자를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선택한 주식이 "동아에스텍"이었습니다.(가드레일 생산회사, 지금은 데크 플레이트 매출이 더 큼)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매수할 당시 손이 덜덜 떨렸고 심장이 벌렁 거렸습니다. "이게 맞는걸까?", "내가 지금 사려는 이 주식이 저평가된 게 맞나?", "지금 가격이 내가 계산한대로 가치보다 낮은 게 맞는걸까?"하는 등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매수한 다음날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아 당시 스타키안 이상성님이 운영하셨던 "스타키"라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유료상담을 신청했던 적 있습니다. 다행히 제 판단이 맞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더군요. 그런데 본격적인 확신이 들었던 건 상담을 받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평가금액이 점점 더 커지는 바로 그 때부터였습니다!

 

저는 운이 좋았서였는지 07년 가치투자로 처음 선택했던 3개 종목이 모두 올라주어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물론 3종목 모두 처음으로 분석을 통해 스스로 선택했던 것들이었죠.

 

영화 명량의 대사처럼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고 싶다면 경험을 쌓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험 가운데 꼭! "돈맛"을 보셔야 합니다. 자신의 판단이 맞아떨어져 주가가 상승해 큰 차익을 선물로 받아야 가능해 집니다. 물론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처럼 "주식투자로 번 돈은 고통과 인내의 대가"이기 때문입니다.

 

가치투자에 대한 신념을 확고히 하려면 돈맛을 봐야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을 칼럼을 한 개 쓴 기억이 납니다. 시간이 허락하실 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http://cafe.naver.com/copy5243/27889)

 

 

 

2) 종목에 대한 연구는 어찌 시작하게 됐는가?

 

----- 저평가 된 우량주를 어떤 방법으로 찾았고 연구(=분석)는 어떻게 했는가?

 

저는 주식을 처음 매수하기 전 <주식투자의 정석 : 스타키안 저>을 7번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가치투자에 대한 경험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이론적 토대만이라도 탄탄히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불안한 마음이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 다른 책도 읽었습니다. 당시 읽었던 건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전략 : 티모시 빅 저, 1번 정독>,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책을 읽는다 : 전영수 저, 3번 정독>,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 윤재수 저, 1번 정독>, <보도 섀퍼의 돈 : 보도 섀퍼 저, 4번 정독> 등 입니다.

 

그런데 7번을 읽으면서 조금씩 주식 분석(=기업 분석)에 진전이 있게 돼는 걸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책에서 하라는대로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당시 책의 맨 뒷장에 저평가 우량주 리스트 비슷한 게 있었는데, 그 중에서 PBR이 1 미만이면서 EPS가 매년 증가하는 종목들을 찾아보았고 또 그 안에서 다시 ROE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 보았습니다.

 

다음 선별한 종목의 사업보고서를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무슨 소린지 이해하던 이해 못하던 그냥 읽어보았습니다. 검색 사이트와 HTS를 통해 종목의 기사도 읽어보았습니다. 기억으로는 2년 치를 읽어보았던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주식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처음 물어보는 거라 무척 떨렸지만 책에서 그렇게 하라니까 무작정 그렇게 했습니다. 당시 저는 기업분석의 틀이라든지 순서라든지 이런 기준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책에서 하라는대로만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만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고수가 권해주는 기준을 아무 의심없이 믿고 따랐던 겁니다.

 

이런 식으로 몇 번 해보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자신만의 기준이 생겨났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것과 별개의 틀 같은 것도 생겨나게 됐고요. 또 주식투자와 관련된 인터넷 카페를 기웃거리다보니 자연스레 다른 종목들도 알게 됐습니다. 말 그대로 컨닝을 하게 된 것이지요. ^^

 

결국 기업분석도 경험을 쌓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귀찮더라도 계속 해보십시오. 돈 버는 일이 쉬운 게 어디 있겠습니까....

 

 

 

3) 실력이 미약하여 카페에 새로 언급되는 종목이 있으면 기웃거리게 된다?

 

----- 당연히 거기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언젠가 제가 누나한테 조언해 주었던 말이 있습니다. "종목 발굴의 시작은 컨닝에서부터"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심지어 수많은 고수들조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종목을 발굴합니다. 한 두번 거론됐던 종목이나 새로 소개되는 종목들이 바로 그것들입니다. 이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력있는 고수들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디벨로퍼 : 저평가 된 우량주를 발굴하는 사람, 몇 번 소개됐던 종목이라 할 지라도 심도있게 파고들어 새롭게 분석, 가격과 가치의 괴리를 설명해주는 사람

네트워커 : 인맥을 활용하여 여러 고수들과 접촉, 발굴된 우량주를 다른 곳에 소개하는 사람, 디벨로퍼의 실력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실력있는 고수들에 대한 편견이 적어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

 

그런데 이러한 실력을 갖추려면 이 역시 경험을 많이 해보아야 합니다. 저는 누차 강조하는 말이 주식투자는 "이론 30%, 경험 70%"라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인터넷 가치투자 관련 카페에 머무르면서 양질의 정보를 습득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경험을 강조하다보니 처음 하는 사람은 어떻게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 조언을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험을 얻으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치 제가 책에서 하라는대로 무턱대고 따라했던, 주식담당자에게 처음으로 전화를 걸어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을 했던,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심장이 쿵쾅거리고 가슴이 벌렁거렸던 그런 모든 "처음 하는 것들"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스스로 극복하는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용기를 알려주어도 정작 자신이 그런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직 주식거래를 한번도 안해보신 분이라면 다음의 절차를 밟아보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실전투자의 중요성>이란 제목으로 약 5년 전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 역시 시간나실 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http://cafe.naver.com/copy5243/26718)

 

 

2014년 9월 13일

알빠치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