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분석] 한일이화, 재상장 후 하락 지속...매력 있나?

한일이화가 분할 재상장 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특히 분할 존속회사 서연 주가는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일이화와 서연은 원래 한 회사였다. 기존에 한일이화라는 상호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돼 있었으나 지난 7월 1일을 기점으로 서연과 한일이화로 인적분할 했다. 한일이화는 기업명을 서연으로 바꾸며 존속법인으로 남아 변경 상장했고, 한일이화는 분할 신설법인으로 재상장했다. 존속법인인 서연은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신설법인인 한일이화는 자동체 부품을 만드는 사업회사로 남았다.

두 회사 분할 후 거래가 시작된 시점은 지난 8일이다.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이화와 서연의 평가가격은 각각 2만1150원이었다. 거래가 재게되는 시점의 기준가격이 2만1150원이란 의미다. 그런데 당일 시초가는 크게 엇갈렸다. 한일이화의 시초가는 2만9000원, 서연은 1만850원에 형성된 것이다. 이후 서연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크게 올랐고, 반대로 한일이화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전일(11일) 종가 기준은 서연은 2만350원으로 재상장 후 63% 상승했으며, 한일이화는 1만9700원으로 26% 하락했다.



서연은 지난 5월 26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분할을 가정하고 한일이화의 연결 실적을 추정, 기재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일이화의 연결 매출액은 2조1444억원, 영업이익은 1515억원, 순이익은 695억원이다. 영업이이과 순이익의 차이가 큰 것은 지난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후 584억원의 추징금을 징수 받았기 때문이다.

전일 종가 기준 한일이화의 시가총액은 5325억원이다. 지난해 연결 순이익 695억원의 7~8배 수준이다. 분할 후 한일이화의 종속회사는 두올산업을 포함한 해외 생산·판매법인으로 대부분 한일이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서연은 현재 한일이화의 지주회사로 자리매김 하기에는 지분율이 부족한 상황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장사의 경우 발행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해야 지주회사가 될 수 있다. 지분율이 2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일로부터 2년간의 유예기간을 통해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지분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서연은 증권신고서에서 언급한 현물출자 방식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개매수에 응한 한일이화의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현금매수 방식'이 아닌, 서연의 기명식 보통주식을 발행하여 교부하는 '현물출자 신주발행의 방식'이다. 과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한국타이어, 동아쏘시오와 동아에스티, 코스맥스비티아이와 코스맥스 등이 이 방식을 통해 지주회사의 자회사 주식소유요건을 충족시킨 바 있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대주주 입장에서는 자회사인 한일이화의 주가가 고평가 되고, 지주회사인 서연의 주가가 저평가 되는 게 유리하다. 교환비율이 유리하게 산정돼 더 많은 서연의 주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