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메리츠종금증권, 외국인 순매수...배경은?

외국인투자자가 메리츠종금증권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해 눈길을 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은 메리츠종금증권을 순매수하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 지분율이 9%대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지난 6월 10% 선을 돌파했다. 현재는 13%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은 12.84%다.

주가도 상승했다. 6월 중순 2200원 선에 있던 주가는 이후 꾸준히 올라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인 3535원을 기록했다. 금일 오전 10시 35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2% 오른 3520원이다.



외국인은 메리츠종금증권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실적 개선, 배당 매력 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일반 증권사와 달리 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말 동양증권의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면서 종금업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는 메리츠종금증권과 금호종금만 남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 라이선스가 2020년까지 유지된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증권사는 차별화된 수익모델을 지니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의존도가 높아 증권 시황과 경쟁 강도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종금업을 바탕으로 은행과 유사하게 예대마진을 수익원으로 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 또한 예금자보호가 되는 종금형 CMA, 발행어음 등 일반 증권사들이 다룰 수 없는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여신이 결합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동양증권의 종금 라이선스 만료는 메리츠종금증권의 반사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회사의 예수부채 규모는 2010년 1조8000억원 수준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2조9851억원을 기록했고, 올 6월 말에는 3조1647억원으로 불어났다. 특히 발행어음 규모가 빠르게 늘었는데, 2010년 1조5600억원 수준이던 발행어음은 올 2분기 말 2조7900억원으로 증가했다. 덕분에 증권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이익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성장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2분기 수익성이 개선됐다. 연결 매출액은 293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50억원으로 75% 늘었다. 지배지분 순이익은 333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2013년도 회계연도부터 결산월을 3월에서 12월로 변경했다. 따라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2분기는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지만, 지난해 2분기는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다.

지난해 동일한 기간과 비교해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당시 1분기) 매출액 3138억원, 영업이익 163억원을 거뒀다. 이에 비하면 올해 2분기 매출액은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8% 급증했다.

리테일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트레이딩 수익 증가, 비용절감 등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20개 지점을 5개로 축소하는 거대점포 전략에 따라 꾸준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배당 매력도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주당배당금은 2011년 35원, 2012년 75원, 2013년 85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시가배당률은 3.5%~8.3%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주당배당금이 지난해와 동일한 85원으로 책정된다면, 현 주가 수준에서 기대할 수 있는 배당수익률은 2.4%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올해 2분기 포함)을 반영한 메리츠종금증권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0.7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4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