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시공테크, 기관 '매수 시작'...배경은?

기관투자자가 시공테크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여 눈길을 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이달 들어 시공테크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매매 자체가 거의 없었지만, 이달 들어 매수세로 전환했다.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기관이 순매수한 누적 주식수는 약 67만주다. 이는 발행 주식수의 3.3% 규모다.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3975원(종가 기준)에 불과했던 주가는 이후 급등해 지난 11알 52주 신고가인 5920원을 기록했다. 22일 오전 10시 44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1% 오른 4950원이다.



▷ 수주 + 해외 + 순현금 '3박자'

기관투자자는 시공테크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수주 회복, 해외 진출 등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시공테크는 1988년에 설립된 전시문화 전문업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레이저쇼'를 시작으로 각종 박물관, 과학관, 테마파크 등을 설계하며 성장했다. 그간 만든 전시시설만 970여 곳에 이른다. 대표적인 구조물로는 국립생물자원관, 서울역사박물관, 해남공룡전시관, 상해 엑스포 한국관 등이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전시문화 관련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시공테크가 점유율 2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공테크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지난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1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9억원 적자에서 올 1분기 9억원 흑자로,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은 7억원 적자에서 10억원 흑자로 각각 돌아섰다.

전시문화 관련 수주가 증가한 결과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했던 수주잔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회복세를 타기 시작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시공테크의 지난 1분기 수주총액은 15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4% 늘었다. 수주잔고는 1032억원으로 126% 급증해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구기상대 기상과학체험관 전시물 관련 수주잔고가 476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46%)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시공테크가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공테크는 지난해부터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카자흐스탄, 중국 등 해외 전시문화 사업에 진출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보다 높은 가격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 수익성이 3~4배 정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관련 실적은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교보증권은 시공테크의 올해 예상 실적으로 매출액 797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5%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이다.

시공테크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순현금으로 26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의 27% 규모다. 순현금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빼 계산했다. 시공테크는 2011년 이후 무차입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 현금성자산이 곧 순현금이다.

지난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탓에 시공테크의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배수(PER)는 마이너스(-)다. 1분기 말 자본총계를 반영한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26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