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삼호, 기관 '터치'...이유 있나?

기관투자자가 삼호를 본격적으로 사들여 눈길을 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들어 삼호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6월 중순만 해도 매매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같은 달 말부터 매수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순매수를 본격화한 지난 6월 26일부터 전일까지 기관이 순매수한 누적 주식수는 약 41만2300주다. 이는 발행 주식수의 2.7% 규모다.

같은 기간 주가도 상승했다. 6월 26일 1만1050원(종가 기준)에서 올라 지난 13일 52주 신고가인 1만8700원을 기록했다. 21일 오전 10시 25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0.6% 오른 1만7250원이다.



기관투자자는 삼호의 실적 개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삼호는 ‘e편한세상’ 브랜드로 유명한 건설사다. 대림산업 계열사로, PF(project financing) 기반의 주택 사업으로 성장했다. PF는 아파트, 주상복합, 상가 등 건설 후 미래에 발생할 분양수익금을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방식을 뜻한다.

삼호는 지난 2009년 5월 과도한 PF로 재무구조가 훼손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모기업인 대림산업으로부터 145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당초 2012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삼호의 워크아웃은 감자와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이 일부채권은행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2014년 말로 연장됐다. 아직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채권단과 건설PF에 대한 손실부담을 확정 짓고 출자전환이 이뤄졌다.

삼호는 지난해 말 PF 손실 확정과 출자전환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지방 주택 분양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22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241% 급증했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영업부문별 수익을 보면, 건축부문의 상반기 누적 매출이 32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1% 늘었다.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169% 급증했다. 토목 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929억원, 34억원을 기록하며 40%, 344%씩 개선됐다.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택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서 대림산업과 공동수주를 받고 있는 삼호가 수혜를 입고 있다. 특히 회복세가 가파른 지방 주택 시장에서 지방 건설사 대비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8일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국내건설수주 동향조사'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국내건설공사 수주액은 49조655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39조1514억원보다 26.8% 늘었다. 2012년 상반기 수주액 54조8154억원에 비하면 9.6% 감소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바닥을 찍고 올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올 6월 국내 건설 공사수주액은 10조240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올해 2분기 포함)을 반영한 삼호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4.1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0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