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게임빌, 실적 부진에도 기관 '매수'...왜?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이 부진한 실적을 냈음에도 기관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게임빌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공시를 통해 잠정실적을 발표한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약 12만4700주를 순매수했다. 이는 발행 주식수의 1.9% 규모다.

주가도 상승했다. 8월 1일 10만2300원(종가 기준)에서 올라 지난 18일 52주 신고가인 13만3400원을 기록했다. 20일 오전 9시 38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3.2% 오른 13만2700원이다.



게임빌은 지난 2분기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악화됐다.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연결 매출액은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억1100만원으로 37% 감소했다.

스포츠 장르 게임 등의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을 통한 게임 출시로 마진율이 악화됐다. 실제 2분기 판관비 세부내역을 보면, 지급수수료가 1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급증했다. 급여는 22억원으로 58% 늘었고, 기타 판관비(지급수수료, 급여를 제외한 모든 판관비 합산)는 28억원으로 27% 증가해 수익성 악화를 부추겼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게임빌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게임빌의 3분기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754억원, 영업이익 36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 161억원, 영업이익 1억원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반기 자체개발 신작 출시와 자회사 컴투스의 실적 개선, 통합 플랫폼 '하이브' 효과 등이 주요 배경이다. 게임빌은 올 상반기 총 12개의 신규 타이틀을 출시했는데, 이 중 자체개발 게임은 1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출시 예정 게임 14개 중 절반인 7개가 자체개발 게임이다. 자체개발은 퍼블리싱처럼 개발사에 수수료나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자회사 컴투스(지분율 24.4%)는 2분기부터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연결 매출액은 4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었고,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754% 급증했다. 올해 출시한 신작 '에이스피싱(낚시의 신)', '서머너즈워' 등이 국내외로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컴투스는 올해 30종에 가까운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며, 자체 개발한 게임 비중이 70%에 달할 전망이다.

향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통합 플랫폼 '하이브'로 시너지효과가 더욱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는 최근 글로벌 모바일게임 통합 플랫폼 하이브를 공개했다. 하이브는 양사가 각자 운영해 온 플랫폼인 '서클 라이브'와 '컴투스 허브'을 합친 것이다. 향후 두 회사 고객들에 대한 로그인 등 멤버십 기능을 비롯해 시스템관리, 게임운영, 마케팅 등이 모두 하이브로 이뤄질 예정이다.

하이브를 통해 출시된 게임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거쳐 유통되는 것보다 마진이 높다. 그만큼 수수료도 절감되기 때문이다. 또한 유저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개개인이 원하는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거나 프로모션할 수 있어 과거 대비 신작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올해 2분기 포함) 기준 게임빌의 주가수익배수(PER)는 73배로 높다. 지난해부터 올 2분기까지 이어진 실적 부진과 최근 주가 급등이 PER을 높였다. 증권가가 제시한 올해 예상 순이익 326억원(전년비 +266%)을 반영할 경우, PER은 26.3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