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분석] 레드로버, 매출↓·이익↑...배경은?

레드로버가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레드로버는 전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개별 기준 매출액은 10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고, 순이익은 24억원으로 126%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 1분기 수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매출액은 31%, 영업이익은 48% 증가했다. 순이익은 68% 늘었다.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이유로는 1분기 반영된 일부 매출이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회사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에는 1분기 반영됐던 '넛잡'의 국내 상영매출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넛잡은 지난 1월 29일 국내에서 개봉 이후 47만명이 관람해 국내 흥행은 부진했다. 또한 지난 1분기 매출액에는 북미 외 지역 140여개국 글로벌 판권의 미니멈 개런티가 포함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이유는 넛잡2 제작에 선매출 일부와 EBS에서 방영 중인 '버블버블 마린' 등 컨텐츠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매출 부진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1분기 큰폭으로 발생했던 '제조 및 콘텐츠 관련 비용'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매출원가 항목인 제조 및 콘텐츠 관련 비용은 117억원이 발생했다. 회사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넛잡2 제작 비용이 상당 부분 1분기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보면 1분기 대비 관련 비용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급증한 이유는 1분기 일시적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레드로버의 금융손익은 (-)12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보다 8억원 가량 늘었다. 세부 내역을 보면 '신주인수권부사채상환손실' 7억3000만원이 발생했다. 사채상환손실이란 사채의 상환 시 장부가액을 초과해 상환가액을 지급하는 경우 동차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레드로버는 지난 3월 말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에 따라 35억3000만원의 사채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미상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80억원으로 행사가능 주식수는 136만81주이다. 이는 발행주식수의 5.5% 규모다. 행사가액은 5882원, 행사기간은 2014년 6월 28일부터 2019년 5월 28일까지다.

레드로버는 3D 애니매이션 '넛잡'을 지난 1월 북미 시장에서 개봉했다. 국내 부진과 달리 북미에서는 4000여개 스크린을 확보하고 헐리우드 박스오피스 6425만달러(약 66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제작 영화를 통틀어 개봉관수와 매출면에서 최고 기록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1년 간(13년 5월 7일 ~ 14년 5월 6일) 북미 영화 697편 중 55위 기록했다.



넛잡은 5월 상영을 마감했다. 관계자 측에 따르면 넛잡의 흥행 수익은 3개월 가량의 시차를 두고 반영될 예정이다. 즉, 3분기부터 반영되면서 향후 실적 개선폭은 더욱 클 전망이다. 지난 5월 교보증권이 예상한 올해 매출액은 816억원, 영업이익은 147억원이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46%, 168% 씩 증가한 수치다. 레드로버는 넛잡2 개봉일정을 공식 발표했다. 2016년 1월 15일 개봉될 넛잡2는 제작비 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레드로버의 주가수익배수(PER)는 48.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19배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5%다. 레드로버의 PER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4분기 (-)17억원의 순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편, 레드로버는 연초 넛잡의 흥행 관심으로 주가는 9480원에서 1만145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전일 주가는 최고가 대비 46% 하락한 616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