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의 선택] 피터 린치의 '이노칩'

피터 린치 "10배 뛰는 종목은 생활 속에 있다"

피터 린치는 '생활 속 투자'를 즐겨했던 대가다. 일상 생활에서 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람들이 특정 제품에 환호할 때 피터린치는 그 회사 주식을 샀다. 이를 통해 피터 린치는 '10루타' 주식도 찾았다. 10루타 주식은 투자금을 10배로 불릴 수 있는 성장주를 뜻한다.

피터 린치가 운영한 마젤란 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누적수익률 2703%, 연평균수익률 29.2%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13년 동안 한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적이 없고, 동기간의 S&P 500 지수의 연수익률 15.8%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로 인해 마젤란펀드를 운영한 피터린치는 '월가의 영웅'이란 찬사를 얻었다.

피터 린치의 선택 '이노칩'

피터 린치는 주가수익배수(PER)가 낮고, 매출액과 순이익 성장률, 영업이익률이 높은 종목을 선호했다. 기준은 PER이 과거 3년 평균 미만이고, 3년간 매출액 성장률이 10% 이상, 5년간 순이익 증가율이 20%~50%,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기업이다. 또한 재무 안전성을 체크하기 위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2배 미만인 회사는 제외했다.

이노칩은 피터 린치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 기준 PER이 9.3배로, 3년 평균치인 10.5배보다 낮다. 또한 3년간 매출액 성장률은 33%, 순이익 증가율은 34%, 영업이익률은 22%로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162배로 재무 건전성 기준도 통과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순이익과 지난 1분기 말 자본총계를 반영한 이노칩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2%,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79배다.

▷ 제품 및 매출처 다각화로 실적 개선

휴대폰 부품업체 이노칩은 지난 1분기 개선된 실적을 냈다. 연결 매출액은 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8억3100만원으로 22% 늘었다. 지배지분 순이익은 53억3700만원으로 27% 증가했다. 부품 매출이 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성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이는 기존 제품의 판매가 견조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제품 다변화와 매출처 다각화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다.



이노칩은 주파수 노이즈 차단(CMF)과 정전기방지(ESD) 기능을 합친 CMEF(Common Mode ESD Filter)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기존 각각의 부품을 따로 사용했을 때보다 면적이 작고 가격이 저럼해 국내외 스마트폰 업체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방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해당 부품이 채용될 것으로 보여 꾸준한 수요가 기대된다.

또한 이노칩은 센서·모듈 부품으로 제품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을 시작한 압전스피커가 대표 제품이다. 압전스피커는 속이 빈 물체를 휴대폰 위에 올려놓으면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스피커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이노칩은 이 외에도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는 기가비트, 전자기기 전원회로용 필터인 파워인덕터, 체온계용 IR센서, 압력센서 등의 신규 제품을 추가하고 있다.

중국으로의 매출처 다변화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노칩의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 증가했다. 중국 로컬업체들의 스마트폰 고급화와 출고 확대로 칩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덕분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고량은 4억5000만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증권가는 이노칩의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이노칩의 올해 연간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1294억원, 영업이익 26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6%, 26%씩 개선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