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신대양제지, 기관 '터치'...이유 있나?

신대양제지 주가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대양제지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30일 2만8400원이던 주가는 이후 상승세를 본격화해 현재 3만5000원을 돌파했다. 17일 오전 9시 42분 현재 주가는 전일 대비 1.4% 내린 3만5100원이다. 전일 장중엔 52주 신고가인 3만6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대양제지는 올 들어 주가가 48%(전날 종가 기준)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2%를 46%P 웃돈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기관투자자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신대양제지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전만 해도 매매 자체가 거의 없었지만,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기관이 순매수한 누적 주식수는 약 3만5400주로, 발행주식수의 1% 규모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 지분을 5% 이상 대량 보유 중인 큰손투자자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지분율 10.9%)이 있다.

▷ 골판지 원지 국내 1위 기업...수익성 개선 본격화

주가 강세와 기관 순매수 배경엔 신대양제지의 높은 시장지배력과 수익성 개선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대양제지는 골판지 원지 제조업체다. 골판지 원지는 골판지 상자의 전 단계 종이 제품을 말한다.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국내 골판지 원지 시장에서 점유율 14.3%로 1위를 기록했다. 골판지 시장 확대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신대양제지는 최근 5년간 시장점유율을 14%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에 따라 신대양제지의 골판지 원지 생산량은 2009년 49만6500톤에서 지난해 62만6426톤으로 증가했다.



신대양제지는 대양제지(원지), 광신판지(원단·상자, 지분율 58%), 신대한판지(원단·상자, 84%), 대양판지(원단·상자, 15%), 대영포장(원단·상자, 18%) 등을 관계사로 둬 골판지 원지에서 상자 생산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신대양제지와 대양제지가 생산한 골판지 원지는 광신판지, 신대한판지, 대양판지 등에 공급돼 골판지 원단을 거쳐 상자로 만들어진다.

신대양제지가 만드는 골판지 원지의 주요 원재료는 고지(재활용 폐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지는 신대양제지의 원재료 매입 비중의 전부를 차지한다. 국내산 고지가 89%로 제조업체들의 원재료인 펄프와 다르게 해외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따라서 환율 변동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골판지 원지 가격과 고지 가격 등락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이 결정된다.

신대양제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었고, 올 1분기 영업이익은 648% 급증한 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품가가 인상된 가운데 원재료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골판지 원지 업계는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품가를 인상했다. 실제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 1분기 골판지 원지 평균 판매가격은 톤당 40만3529원으로 전년 동기 37만8249원 대비 6.6% 올랐다. 반면 원재료인 고지 투입단가는 톤당 15만547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 내렸다.

고지 가격은 최근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환경통계정보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기준 고지가격은 지난해 10월 킬로그램당 117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100원 선이 8개월 만에 깨졌고, 이후 더 하락해 6월엔 75원을 기록했다. 6월 가격은 전월과 동일하지만, 전년 동월에 비하면 대비 22% 내린 것이다.



신대양제지의 주가는 이익과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 3205원이던 주당순이익(EPS)이 2012년 7458원으로 급증하자, 2011년 말 1만5700원이던 주가는 이후 급등해 지난해 5월 10일 역대 최고가인 3만3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4분기 합산 실적(올 1분기 포함)을 반영한 신대양제지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0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52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