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토비스, 실적 악화에도 기관 '사자'...왜?

기관이 디스플레이 전문업체 토비스를 사들여 관심을 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최근 한 달간 토비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매도 우위였으나, 3월 말부터 매수세로 돌아섰다. 최근 한 달간 기관이 순매수한 주식수는 54만3400주로 발행주식수의 3.3% 규모다.

주가도 상승했다. 전날 종가는 8100원으로 한 달 전 대비 32%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6월 4일 경신한 52주 신고가 1만600원에 비하면 24% 낮은 상태다.



토비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매출액은 1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분기 실적인 매출액 1433억원, 영업이익 7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부진했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주요 성장동력이었던 터치스크린패널(TSP)의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그럼에도 기관이 토비스를 주목한 것은 기존 사업인 카지노모니터의 성장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게임기기용 모니터 시장에서 코텍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는 토비스는 현재 IGT·발리·WMS·코나미·아리스토크랫 등 세계 상위 5개 카지노 게임기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그간 라스베이거스의 투자 축소로 관련 매출이 부진했다. 실제 지난해 산업용모니터(카지노모니터 포함) 매출은 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는 신규 게임기 투자 확대로 카지노모니터 매출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토비스는 지난 2월부터 카지노용 곡선(Curved) 모니터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하기 시작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기존 모니터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마진율이 높고, 전 세계에서 토비스만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게이밍 엑스포(G2E)'에선 토비스의 곡선 모니터가 채용된 슬롯머신이 최고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곡선 모니터는 제품명 그대로 디스플레이가 휘어진 형태의 제품이다. 수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양산을 위해선 그만큼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전날 KDB대우증권은 제품 생산도 어려운 데다가 토비스가 관련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 진입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3개월 간 제시한 토비스의 올해 예상 실적 평균치(연결기준)는 매출액 5088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 64%씩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토비스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2.9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1.67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