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주] 이노칩, 기관·외인 동반 순매수...왜?

휴대폰 부품업체 이노칩이 큰손 투자자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관심을 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과 외국인은 이노칩 주식을 동반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매매내역을 보면 기관이 25만6300주, 외국인이 17만800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들이 매수한 총 주식수는 42만7000주로, 발행주식수의 2.9% 규모다.

주가도 상승했다. 전날 종가는 1만4800원으로 한 달 전 대비 24% 올랐다.



큰손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노칩 주가는 지난해 중순 이후 약세를 지속했다. 현재 주가는 지난해 5월 28일 기록한 52주 신고가인 1만9400원에 비해 24% 낮은 상황이다. 업황 악화는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그런데 올 들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지난달 25일 이노칩의 올해 실적으로 매출액 1338억원(전년비 +41%), 영업이익 270억원(+27%)을 예상했다. 주력 제품의 매출 성장과 매출처 및 제품 다각화가 주된 이유다.

이노칩은 주파수 노이즈 차단(CMF)과 정전기방지(ESD) 기능을 합친 CMEF(Common Mode ESD Filter)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기존 각각의 부품을 따로 사용했을 때보다 면적이 작고 가격이 저럼해 국내 스마트폰 업체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방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웨어러블 기기에도 해당 부품이 채용될 것으로 보여 꾸준한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이노칩은 센서·모듈 부품으로 제품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을 시작한 압전스피커가 대표 제품이다. 압전스피커는 속이 빈 물체를 휴대폰 위에 올려놓으면 소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스피커를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종이, 나무, 금속 등 올려놓는 물체의 속성에 따라 음색을 바꾸는 기능도 있다. 이노칩은 이 외에도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는 기가비트, 전자기기 전원회로용 필터인 파워인덕터 등을 신규 제품으로 추가했다.

중국으로의 매출처 다변화도 기대 요인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노칩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2년 11%에서 2013년 21%로 상승했다. 중국 로컬업체들의 스마트폰 고급화와 출고 확대로 칩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고량은 4억5000만대로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이노칩의 주가수익배수(PER)는 11.9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1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