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아내) 2012-10-31

2011년 말과 비교할 때 2012년 10월 말 현재의 시장 평균 지수 변화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Kospi 지수는 작년 말 1,825.74 -> 1,912.06으로 + 86.32포인트 (+ 4.7%) 상승하였습니다.
Kosdaq 지수는 500.18 -> 508.31로 + 8.13포인트 (+ 1.6%) 상승하였습니다.

10월 한 달만을 살펴본다면 Kospi 지수는 전월에 비해 - 4.2%, Kosdaq 지수는 - 3.0% 각각 하락하였습니다. 제가 운용한 펀드는 전체 평균 – 2.0% 정도 (공개하는 펀드(아내)는 – 1.7%) 평가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에 비해 선방하였습니다. 월 중엔 상대적으로 소형주의 상승이 돋보여서 즐거운 마음이 없지 않았었는데, 월말을 앞둔 며칠간 시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떨어진 기온만큼 추워졌습니다. 대형주에 대한 윈도우 드레싱 효과가 있었지 않았을까 짐작합니다.

꽃을 뽑고 잡초를 키우는 어줍잖은 행동은 계속 저지르고 있습니다. 월초엔 한독약품 대주주의 결별과정에서 실망을 느낀 나머지 전량 매도하고 그 중 일부 자금을 한라공조로 바꾼 것은 월말 평가에 있어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 무거운 녀석이 이틀 상한가라니.. 더구나 교체한 한라공조는 지하실이 몇 층인지 아직 짐작도 가지 않고 말씀이죠^^

어차피 자신의 판단에 의한 결정입니다. 시장에서의 가격 변화는 제 능력 밖의 일인만큼 이번에도 그러려니 편안한 마음으로 넘어갑니다. 사고 나면 떨어지고 팔고 나면 오르는 것은 제 재주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영원히 팔지 않을만한 기업을 찾던지 그도 안되면 늘 저평가되어 있지만,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배당을 주는 통에 아예 팔 수 없는 기업을 갖고 있어야겠습니다^^

보유주식 현황 (2012-10-31)

지난 8월에 읽었던 시오노 나나미의 [신의 대리인]이라는 책을 읽다 베껴놓은 글을 옮깁니다. 최악의 교황이라 불리는 알렉산드르 6세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는 대목이 좋았고 죽음에 대한 그의 생각에 동감이 있었습니다. 조금 길지만 전체 문맥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대로 옮깁니다. 느긋함과 꾸준함은 죽음을 맞는 태도 만이 아니라 투자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도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요?

알렉산드르 6세 때, 피렌체에서 애를 먹이고 있던 사보나롤라라는 수도사에 대해, 교황의 비서관인 플로리도에게 얘기하는 부분입니다. 저자는 사보나롤라는 타 종교를 쳐부숴야 한다는 극단적인 기독교도이고 교황 알렉산드르 6세는 타 종교인을 상대적으로 인정해주는, 유대교 집단 거주지를 로마에 마련해 줄 정도의, 유연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자네와 같은 나이였을 때 사자 같은 인물의 죽음을 목격한 적이 있다네. 추기경 시절에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가진 교양인이었지만, 성 베드로의 자리(교황)에 앉자마자 그 사명감을 너무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외곬으로만 생각하게 되었지. 그 결과 십자군 원정을 제창했지만 실패하고, 분노와 절망 때문에 미친 사람처럼 되어 죽었다네. (교황 비오 2세를 얘기하는 겁니다)

그 분의 죽음은 내 생각을 크게 바꾸어 놓았지. 그 때까지는 나도 화려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동경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죽음은 자초해서는 안되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네.

누구에게나 한평생을 사는 동안 이룩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지. 나도 몇 가지 일을 이룩한 다음에 죽고 싶네. 하지만 도중에 신이 '네 생명은 끝났다'고 말씀하신다면, 나는 하던 일을 그대로 놓아두고 신의 부름에 따를 걸세. 일을 완성하지 못한 것을 한탄하지 않고, 그런 내 운명도 저주하지 않고.

하지만 그때까지는 개처럼이라도 살 작정일세. 나는 반드시 찾아올 죽음을 늘 생각하고 있을 만큼 자학적인 인간이 아닐세. 죽음이 어깨를 두드릴 때는 나를 죽음의 손에 내맡기겠지. 하지만 그때까지는 열심히 살면서 내 일을 계속해 나갈 작정일세.

개처럼 사는 것이니까, '훌륭한 죽음'이나 어떤 식으로 죽을 것인가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 길거리에서 객사한다 해도, 악평 속에서 죽는다 해도, 죽은 뒤에 후세의 비난과 공격을 받는다 해도, 나는 조금도 개의치 않네.

중요한 건 절대로 초조하게 굴면 안 된다는 것일세. 반대로 위험한 건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헛수고일지도 모른다거나 미완성인 채로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초조해진 나머지 그만 외곬으로 생각해버리는 걸세. '죽은 사자'는 대부분 이런 사람들이지......

이만 인사 드립니다.

부쩍 추워졌습니다. 돈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 유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