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0일 포트폴리오

9월 주식시장은 시작은 산뜻했지만, 마지막은 시끄러웠던 한 달이었던 듯 합니다.

특히 웅진그룹의 법정관리 신청이 연 이틀 경제신문을 뒤덮고 있는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그룹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몇몇 그룹들은

당분간은 내우와 외환에 시달리는 긴축경영을 강요받을 듯 합니다. 가치투자자로서는, 그러는 도중에

알짜기업을 싼 값에 골라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됩니다.

이번 달에는 주식시장이 코스피 코스닥 할 거 없이 좋아서 성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장을 이기지는 못 했지만, 현금 비중이 유례없이 높아진 지금의 포트폴리오 특성상 어쩔 수 없지 않나 싶습니다.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보니 상승장에서는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만, 주머니를 항상 든든히 하는 건

투자 판단을 할 때 여유를 가질 수 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요즘 LG생활건강, 아모레G 등 고PER 성장주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 같습니다.

특히 LG생활건강 같은 기업들을 보면서, '좋은 기업은 PER20배도 상관없다' 식의

몇몇 가치투자 카페들에서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찰리 멍거의

글을 인용해 보았습니다.

"독점력을 갖춘 회사의 문제점은, 그곳이 멋진 기업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회사를

관찰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죠. '맙소사! 이 회사는 장부가치의 여덟 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네, 다른 회사는

세 배밖에 안되는데 말이야,' 아니면, '멋진 기업이기는 한데, 내가 이만큼 높은 가격을 지불해도 될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가 갈라지게 된다. 멍거는

"바꿔 말하면 멋진 기업을 찾아내는 일이 별로 어렵지 않다면 부자가 되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라고 말했다. [찰리 멍거 자네가 옳아! 414페이지 중]

제가 생각하기에는, 되지도 않는 나쁜 기업을 비싸게 사는 게 어리석은 짓이라면, 훌륭한 기업을

비싸게 사는 건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자에 비해서는 후자가 월등히 낫지만,

아무리 대단한 투자자라도 갖고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투자안은 한정적입니다.

따라서 비록 훌륭한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비싼 값을 주고 사는 것은 이후의 수익률을

깎아먹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훌륭한 기업에는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더 높은 가격을 부여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매긴 가격이 그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도

더 비싸다면,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떠나서 가치투자자에게는 적절치 못한 투자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PR을 잠깐 하자면, Wealth Management라는 잡지의 10월호에 기회가 닿아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wealthm.co.kr에 들어가면 칼럼 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하루이틀 후면 업데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칼럼란에 있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 여러모로

격이 떨어지기는 합니다만, 읽어보면서 스스로 투자법과 투자철학에 대해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 가치투자 고수님들의 칼럼들이 모여 있으니 아이투자 회원들에게는 한 번 정주행도

권할 만한 칼럼인 것 같아 올려봅니다.

몇 달 연속하여 거래, 특히 추가매수가 정체되어 있습니다만, 스페인 등의 위기가 재점화되면

또 한 차례 바빠질 기회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두 10월에도 성공적인 투자가 되시기를 바라며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