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아내) 2009-04-30 현재

4 월, 누가 잔인한 달이라고 했었나요? 최소한 2009 년 4 월 한 달만큼은 좋았습니다. 차마 행복하다고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은, 주식시장의 붉은 기운만큼이나 대비되는 시퍼런 일상사 잡다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정을 붙이고 사는 사람으로서 감수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냥 주식시장만 보고서 ‘행복한 한 달이었다’ 결론 짓겠습니다.

4 월 지수는 3 월말에 비해 Kospi: + 13.5% / Kosdaq: + 18.9% / Average: + 16.2% 상승하였습니다. 12 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대부분이 4 월에 들어왔고 소외되었던 기업들의 주가가 제법 올라준 덕분에 지수 상승률보다 좀 더 나았던 모양입니다.

전년 말 대비 종합주가지수는 다음과 같은 변화를 보였습니다.

Kospi: + 21.8% / Kosdaq: + 50.9% / Average: + 36.3%

- 좀 무식한 방법이지만, 소형주가 많은 제 투자성향상 이 방법이 벤치마크로써 쓸만하다는 생각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유 주식 현황 (2009-04-30)

4 월 주가 상승에 힘 입어 몇 개 기업과 이별을 하였습니다. 덕분에 주식배당을 받은 종목을 포함해서 무려 16 개 종목에서 6 개를 줄여 10 개의 단출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습니다. 만들었다기 보다는 팔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지난 달에 매수한 종목에 대해 장황한 변명을 하면서도 차마 부끄러워 기업명을 표시하지 못했던 종목은 훌륭한 매매익을 얻고서 정리하였습니다.

배당에서 깊은 배신감을 안겨 주었던 대림산업(우)와 유니퀘스트 역시 짭짤한 수익을 얻고서 이별할 수 있었습니다.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2 개 기업은 충분히 제가 매도한 가격에 살만한 가격이지만 신뢰의 상실이란 점에서 들고 있기가 싫었습니다.

동일기연과 아이엠은 본주를 이미 매도한 상태에서 배당으로 나온 주식이었기 때문에 바로 현금화하였습니다.

한일화학은 보유량 자체가 워낙 적었고 대체 기업인 한창산업이 상대평가에서 더 저렴하다는 생각에 매도하고서, 한창산업을 늘렸는데, 아뿔싸, 한일화학은 제가 팔자말자 날아가고 있습니다.

요즘 주가 고평가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3 월에도 그랬으니, 그 보다 훨씬 더 상승한 지금에서야, 당연한 말씀이겠죠. 지금 예상 PER이 13 배가 넘어서 고평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야 개별 기업만 쳐다보니까 전체 시장 평균 지수야 별 무관심이지만, 전체 시장의 평가가 개별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전혀 무신경할 수는 없습니다.

해서 말씀 드린다면 현재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4% 정도 된다면 PER은 25 배까지, 위험을 감안한다면 20 배는 쳐 줄 수 있지 않을까요

단순히 느낌으로만 말씀 드린다면, 최근 좀 흥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각종 테마 덕분에 많이 상승한 기업들이야, 아예 들여다보질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독하게 소외되었던 기업들을 찾아 헤매는 듯한 바쁜 발걸음(표현이 이상하군요).

현금을 거의 남겨두지 않는 저로서 요 며칠 매수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공개한 펀드(아내)에선 현금 비중이 7% 남짓이지만 전체적으로는 13%나 되는군요. 최근에 읽고 저자의 직강까지 들었던 ‘전략적 가치투자’란 책의 영향이 컸을까요? 새삼 현금의 중요함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아마 제가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 한 주식시장의 상승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폭락은 제가 주식을 추가 매수할 수 있을 때까지 결코 찾아오지 않았거든요.

오늘 매경에 증권 원로란 분들의 의견을 실었는데, 심근섭이란 분이 나왔더군요. 과거 큰 폭락을 한 번 맞추기에 이후 3000 포인트 간다는 전망에 엄청 고무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는 우리 모두 알고있죠^^ 현 상황을 베어마켓 랠리라나요. 더 갈 모양입니다^^

4 월 입금된 배당금이 수익률에 3.3% 더해주었습니다. 배당금이 입금될 때, 수익에 가산하는 저 나름의 방식인 만큼 이해하시면 될 것이고, 그럼에도 올해 들어 50.2%라는 대단한 수익률을 얻고 있습니다. 3, 4 월이 너무 좋았던 만큼 5 월은 살얼음을 밟듯 신중한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