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서 종합리조트로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종합리조트로

최근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카지노를 합법화하고 자국 내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아시아 카지노의 메카로 떠오르는 마카오는 2007년까지 현재의 18개에서 19개를 늘려 37개의 카지노를 개설할 계획이다. 2004년 마카오 카지노에서 벌어들인 매출액 규모는 5.2조원으로 미국의 라스베가스 5.3조원과 대등한 수준까지 성장하였다.

세계에서 가장 도덕적인 국가로 뽑히는 싱가폴 정부도 카지노 산업을 합법화하여 2009년에 2개의 카지노를 오픈 할 예정에 있다. 태국도 올 해 재선에 성공한 탁신 친나왓 총리가 카지노 합법화를 추진 중에 있어 조만간 카지노 개설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교 국가인 인도 역시 선상 카지노 외에 추가로 육상 카지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아시아 국가들이 앞다투어 카지노를 합법화하고 개설을 서두르는 이유는 카지노 산업이 관광 산업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부가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싱가폴의 경우 싱가폴 국민이 마카오 등지에서 카지노로 소비하는 규모가 우리나라 돈으로 이미 1조원을 넘어섰고, 주변 국가들이 서둘러 카지노를 개설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자국 내 카지노를 육성하여 외화 유출을 막으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6월에 국내처음으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 스몰 카지노가 개장되었고, 메인 카지노가 오픈 한 지는 2년이 지났다.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의 독점 카지노로서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적인 카지노 산업의 육성과 마카오 카지노의 폭발적인 성장이 강원랜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강원랜드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 할지를 알아보기 위해 강원랜드를 직접 찾아가 보았다.

카지노에서 종합 리조트 업체로 변모 중.

서울에서 강원랜드까지 가는 길은 오직 한 코스뿐이다.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제천-영월- 사북- 강원랜드 코스로 스몰 카지노 시절 승용차로 5시간 소요됐으나 제천- 영월간 도로가 확장 되면서 3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접근 용이성이 훨씬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강원랜드에 도착하여 카지노를 제일 먼저 찾았다. 주5일제가 확대된 금요일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카지노를 즐기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테이블 게임(블랙잭, 바카라)은 100% 만석이었고, 사이드 베팅(플레이어 외에 추가로 베팅하는 방법)을 하는 사람들도 테이블 마다 20명 이상씩 모여 있었다.

블랙잭의 경우 베팅 한도에 따라 Min 1,000원, Max 100,000원과 Min 10,000원, Max 300,00원으로 나뉘는데 베팅 한도가 큰 테이블에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 있었고, 블랙잭 보다 공격적인 바카라 테이블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반면, 슬롯머신에는 빈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이는 관광객들 보다 소위 말하는 ‘꾼’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슬롯머신은 동전을 넣고 단추를 누르거나 바를 잡아 댕기면 기계가 알아서 돌아가고 당첨금까지 자동으로 나오는 아주 간단한 게임이다. 따라서, 일반 관광객이 많을수록 슬롯머신 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 업체인 MGM 그룹의 경우, 테이블게임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호텔이 37.5%, 부대시설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가 14.9%, 슬롯머신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강원랜드의 경우 테이블 게임 매출 비중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일반 관광객 보다 ‘꾼’들의 비중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테이블 게임을 앉아서 즐기는 사람들 옆에 서면, 자주 씻지 못해서 발생하는 냄새가 코를 자극할 정도로 ‘꾼’들이 많이 있었다.

이와 같은 폐단을 없애고 안정적인 매출을 이루기 위해 강원랜드는 종합 리조트로 탈바꿈 중이다. 2005년 7월 19일 골프장 개장을 시작으로 2006년 말에는 스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골프장은 총 18홀 규모로 퍼블릭으로 운용되며 연간 이용자수는 5~7만 명으로 추정된다. 7월 15일 예약 시작과 함께 6만 명 이상이 동시에 전화를 하는 바람에 불통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하였다.

특히, 스키장에 대한 회사 관계자의 자랑이 대단하다. 국내에서 가장 긴 슬로프뿐만 아니라 그 규모 면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스키장을 겸비한 카지노가 강원랜드 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키장 보유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외국인들이 강원랜드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프장 사업과 스키장이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하겠지만 골프장 이용객들이 카지노를 찾을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관광객 증가로 인한 안정적인 매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정부 규제는 완화 예상.

강원랜드 메인 카지노 입구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카지노 동을 새로 증축 중이며, 총 면적 3,850평으로 2007년 4월에 완공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지금의 메인카지노 건물 4층에 비해 훨씬 큰 규모이다. 2004년 2월에 정부가 테이블 32대 증설을 허가하였고 추가로 68대를 추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입지를 크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강원랜드의 경영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그에 상응해 역기능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경마, 경륜 같은 다른 게임산업보다 사행성이 높고 갬블러들이 많은 돈을 잃으며 도박꾼을 양산하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정부에서도 어떠한 형태로든 카지노를 규제를 강화하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테이블 게임의 증설 허용과 주말 게임시간 연장, 베팅 한도 상향 조정 등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였다. 가장 큰 원인은 마카오 등 국제 카지노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국내 해외 관광객들의 씀씀이가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을 건전하게 육성하여 해외 카지노로 유출되는 외화를 국내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내 카지노 산업의 발전으로 고용 증대, 세금 환수, 외국인 관광객 유치라는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총 매출의 30.4%를 법인세와, 관광기금, 폐광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또 강원랜드 개장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일자리에 모두 4000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2001년 3천명에서 2004년에는 3만 4천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정부 정책의 리스크

앞으로도 강원랜드 카지노가 지속적으로 고속 성장할 수 있을까?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실시되고 스키장과 골프장이 개장하면서 강원랜드의 성장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마, 경륜, 경정 등이 영업을 하고 있고 조만간 소싸움, 경견, 자동차•오토바이 경주인 오토레이스 등 새로운 경쟁산업이 등장하면 강원랜드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도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도박성이 강한 게임산업을 건전한 게임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지시하면서 전체 게임산업을 감독, 관리할 수 있는 범정부 기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도박성이 강한 강원랜드 카지노에 대한 정책이 어떤 형태로든 간에 사행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면서 카지노의 매출액도 줄어들 수 있다.

강원랜드가 ‘꾼’들의 매출 비중을 줄이고 일반 관광객이 증가하는 선진국형 카지노 산업으로 탈바꿈 하여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지 지켜볼 일이다.

김세훈 acc1@hanaf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