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견이므로... 정제해서 보세요 **

이니시스의 CEO를 보고 투자를 하셨다고요. 저 또한 이니시스를 주시하고 있었고, 이니시스의 새로운 사업이었던 온켓(OnKet.com)이 런칭한 이후로 조금씩 들어갔었었는데, 최근 청산이냐 홀딩이냐의 깊은 고민을 하게 된 일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저는 차티스트는 아니지만, 차트를 참고합니다. 이니시스의 차트는 CEO가 주가관리를 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세력과 결탁하여 저점매집을 하게 한 것인지, 최근 몇개월간 하향곡선을 그리는 동안 간간이 흔들기 한 모습이 보이고, 며칠동안 천천히 상승했다가 오늘 호재로 판단되는 공시(야후 등에 인수합병될지 모른다는 루머에 대한 조회공시)가 뜨지마자 상한가물량이 잔뜩 쌓인 것이 전형적인 작전주의 모습이라서 걱정스럽습니다. 4000원대에 매수하셨고 2000원대까지 가더라도 전혀 동요하지 않으신 것으로 보아 전고점 탈환하여 10000원대까지 가더라도 청산하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작전이 종료되면 주가문제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니시스의 사업영역이 이니페이등의 페이게이트 서비스 및 관련된 보안서비스, 그리고 최근 야심차게 시작한 e마켓플레이스인 온켓(경매)서비스 정도로 볼 수 있는데, 페이게이트 서비스는 시장진입이 쉬워서 후발주자와 출혈경쟁을 한 지 꽤 되었고, 온켓서비스는 옥션과 유사한 사업모델이기에 마켓플레이스의 네임밸류가 첫번째 경쟁력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옥션 따라가려면 멀었습니다. (예를들면, 옥션의 등록아이템의 양과 질은 온켓의 그것에 비해 매우 큽니다. 온켓은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퇴역항공기와 같은 특이한 아이템을 종종 섭외해서 등록시키며, 그 내용을 머니투데이같은 곳으로 보내서 HTS에 노출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이니시스의 CEO 이금룡님은 대한민국 IT벤처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분이신데, 걱정되는 것은 매스컴에서 이분을 너무 '띄워'놓았고, 또 지저분한 벤처의 그늘을 오랫동안 보셨다면 조금이라도 오염되지 않았나 감히 언급해 봅니다. 오랫동안 관련업계에서 이곳저곳 CEO를 하신 분이 최근의 주가 양상을 방치해 두신 것이, 만약에 후일, 이 모든 것이 작전으로 밝혀진다면, 이니시스는 뼈도 못 추리겠지요.

특히 요즘들어 많이 느끼는 것은, '분석하기 쉬워 보'이는 신생 벤처기업들의 경영은, 분식회계가 없어지고 가치투자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진실을 알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벤처기업의 CEO가 '유능'하다면 그것이 경영을 잘 해서 '유능'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경력관리와 더불어 악덕 주주의 주가부양과 더불어 미디어에 대한 립서비스에 '유능'한 것인지 갈피가 잡히지 않습니다.

부디 이니시스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만... 걱정입니다.

와우.. 날카로우신 의견 감사합니다.

오티에프 님의 날카로운 지적 덕분에 다시 한번 이니시스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먹고 이 시간까지 앉아서 고민했네요.;; 비록 제 마음을 믿어보는 것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_^

말씀하신 것처럼 이니시스 주가는 참 기분나쁘게 움직여왔던 것 같습니다. 상장된 이후 이금룡 사장이라는 스타 CEO 로 인해 반짝 2~3배의 주가 급등이 있었을 뿐 회사 경영 상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적이 없는 주식입니다.(상장 직후 그 전년도 성적이 좋아서 상승하기는 했지만 지속되지 못한 성적이라 단기간의 효과로 끝났었습니다.) 작년의 1만원대를 넘나들던 주가도 사실상 회사 가치와는 상관없이 스타 CEO 와 온켓이라는 공시만 보고 투자를 감행하셨던 분들에 의해 만들어진 주가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상태에 비해 무리하게 높은 주가가 형성되다보니 그 주가 수준을 지속하지 못하고 최근까지 계속 하락 행진이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 관계자들도 이번년도 연말쯤이 되어야 온켓의 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하다고 보던데 아마 연말까지는 계속 분위기 안좋은 지금 상태를 유지하지 한다고 본다면 주가는 분위기에 휩쓸려 지금보다 더 떨어질지도 모르죠.

그 중간 중간에 몇몇 자료들이나 소문들에 의해 주가가 좀 오르거나 떨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주식흐름도 죽~ 떨어지다가 미리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조금씩 주식을 사면서 천천히 주가를 올리다가 때가 되어서 온켓 매각설 이라는 소문을 내고 주가의 급등을 노리는 듯 해 보이는데.. 뭐 그 깊은(?) 어르신들의 속사정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_^;;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 의해 주가가 흔들릴지라도 회사 자체의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뭐 제가 이 회사를 장미빛으로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강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자금 여유만 있다면 워렌 버펫처럼 회사를 통째로 사고 싶을 만큼 사업 분야와 CEO가 마음에 듭니다.

사업분야는 말씀하신 것 처럼 전자지불 시스템의 수수료와 설비를 통한 수익과 온켓에서 판매자에게 받는 수수료 수익 두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전자 지불 시스템 분야를 보자면, 관련 설비와 수수료 매출이 현재 이니시스의 총 매출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언급하신 것처럼 이 분야의 시장 진입은 쉬운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난립해 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문제는 온라인 쇼핑몰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기에 낮은 진입장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지만 결국 전체 시장의 대부분은 상위 사이트들이 나눠 먹고 있는 실정입니다. 눈에 보이는 진입장벽보다 기존의 기업들이 가진 강력한 프랜차이즈가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지 않나라고 생각해봅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PG 업계 시장점유율 1 위는 이니시스는 몇몇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년초던가요? 각 카드 회사들이 PG 업체에 대한 수수료 인상과 함께 연체율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매김으로써 기업들에게 차별대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시장 점유율 1 위인 이니시스가 가장 유리한 대우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뉴스를 보셔서 아시겠지만 중소 PG 기업의 부도 여파로 많은 쇼핑몰들이 좀 안정적인 대형 PG 업체로 움직이는 중 입니다. 온라인의 특성상 '신뢰'와 '안정성'이 상당히 중요시되는 부분이라 이 부분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보다 강력한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온켓 분야는 이금룡 사장의 안목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 도 있구요. 짧게 이금룡 사장의 과거를 보자면 오프라인 쇼핑몰로 삼성물산에서 부산의 지오플레이스를 오픈했었고, 온라인으로 넘어와 삼성몰을 거쳐 옥션을 성장 시키고 지금은 온켓을 지휘하는 중입니다.

여기서 온라인 쇼핑몰들의 주 고객층을 보면 삼성몰은 기존 오프라인의 백화점 같은 곳이었습니다. 납품업체에게 물건을 받아서 고객에게 파는, 사실상 물건을 사가는 사람이 주 고객인 곳이었습니다. 옥션은 이와 다르게 사는 사람이 곧 파는 사람인 곳이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삼성몰과 비슷하게 구매자들을 주 고객으로 보고 많은 구매자들을 끌어들이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당시의 이금룡 사장의 마케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옥션 오픈때 다른 경품이나 광고보다 10만원짜리 상품권 10,000 장 = 10억원을 뿌려서 그 돈이 옥션안에서 돌게하는 동시에 사람들이 북적거리게 만들었던..) 하지만 곧 구매자들 보다는 판매자들이 실제적인 고객이 된다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마켓 플레이스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판매자들을 옥션으로 많이 끌어들였고 그로 인해 지금의 거대한 옥션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 온라인 거상이라는 사람들은 이런 옥션의 정책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계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온켓은 뭘까요? 제가 볼때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판매자를 주 고객으로 보고 시작한 사업 같았습니다. 옥션을 통해 실제 수수료 수입은 판매자들에게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 또 수백만의 일반 가입자들보다 충성도 높은 몇 십만명의 가입자들이 실 구매자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온켓은 기존 쇼핑몰들에 비해 판매자들에게 많은 것들을 할애 했던 것 같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수수료와 판매자를 지원하는 여러 서비스 등이 그 예들이 되겠지요. 특히 최근 시작한 '오아시스'라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오아시스'는 자신이 판매하려는 제품에 어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클릭을 했었는지 분석을 해주는 마케팅 도구입니다. 판매자들을 돕겠다는거죠.

물론 온켓은 아직 옥션에 비교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합니다. 랭키닷컴의 자료를 보면 경매분야 전체 점유율의 약 95%를 상위 3개사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옥션이 거의 68%를, 나머지 온켓이 약 12% 그리고 G마켓이 15% 정도를 차지하는데, 세 곳을 모두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온켓은 옥션만큼 제품 가격이 저렴하지도 G마켓처럼 물건이 다양하고 많지도 않습니다. 특히 온켓의 물건 값들은 옥션과 비교하면 제법 비싼편입니다. 제 생각에는 옥션에 비해 기존 오프라인에서 판매하시는 분들이 판매자로 나서신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일부러 같은 물건 몇개를 검색을 해봤지만 확연하게 가격차이가 납니다. 이런 것 때문에 급격히 성장하던 몸집을 키워오던 온켓도 잠시 주춤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니시스가 PG 기업이고 온켓이 그 사업부라고 볼 때 어떻게 보면 지불 시스템 수수료와 함께 판매 수수료까지 같이 얻는 효자 노릇을 하는 곳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지금 이니시스의 자금사정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온켓에 계속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기가 좀 부담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 뭐 이런 이유로 '온켓 매각' 이야기도 흘러나오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온켓이 팔리든 그렇지 않든 이니시스로써는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온켓이 그대로 남을경우 손익분기점에 이를때까지 자금 상황이 좀 어렵기는 하겠지만, 두 가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이고, 반대로 야후, 다음, LG이샵 등 어디로 팔리든 팔릴경우 온켓의 판매 수수료는 못 받겠지만, 제법 많은 현금확보로 회사의 자금사정이 나아지고 온켓이 다른 곳으로 넘어간 뒤 더 성장한다고 볼때 PG 수수료 또한 늘어날테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더불어서 아직 이금룡 사장의 주주에 대한 태도는 그렇게 나쁜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CEO 자리에 오른지 1 년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처음 CEO가 되던때부터 비록 형식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CEO 직통 이메일을 마련해 두었다는 것이 주주 중시 경영에 관심은 있었으돼 온켓으로 인해 회사의 자금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자유롭게 주가 관리를 할 수 있을만한 입장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가총액이 낮은 기업이라면 어느 기업이라도 작전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년도 서울식품을 보면서 '아저씨들의 장난'이 얼마나 위력적이 새삼 놀라워 했었습니다. 설령 이니시스가 그 대상이 될지라도, 모든 주가는 회사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명제가 사실임을 믿는다면 그렇게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제가 걱정하는 바는 지금의 주가가 과연 회사의 가치에 비해 충분히 저평가 된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나름대로는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하기는 했는데, 회사의 자금사정이 안 좋은 상황이 계속 유지된다면 더 떨어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저평가 여부가 이렇다할 객관적인 데이터로 나타나지를 않아서 좀 답답합니다. 하지만 인내를 가지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_^;;

이니시스의 V차트와 사업 성장성에 관심을 갖고 검색해보니.....헉. 이런 놀라운 글들을 읽게 되는군요. 역시 한참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을 올리신 시간이 2004년도 인데. 2년이 지난 지금,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니시스를 평가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