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엄, 버펫 그리고 린치

어제 버펫카페(cafe.daum.net/buffett)에서 채팅을 하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3명이 한국에서 잘못 이해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말이죠.

그레이엄의 경우 '순유동자산의 2/3수준에서  매입한다.'라는 명제로만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유연한 투자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보통주를 공매도 하고 이를 헷지하기 위해 전환우선주를 매입하기도 했으며, 모두들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부도난 회사의 채권을 면밀히 분석, 매수하여 높은 수익을 올리기도 하는등

리스크가 적은 상태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구사했죠.

그 제자인 버펫도 그 이상 유연하죠.

역시 "평생 투자할 기업"이라는 명제속에 버펫을 박제화 시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단지 리스크가 적은 투자를 선호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는 리스크가 큰 100%의 수익보다는 리스크가 적은 10%의 수익을 선호했으며, 리스크가 적으면서

채권보다 수익이 좋으면 어떤 투자라도 이용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채권, 전환우선주등에 투자했으며

거기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었죠.

주식에 투자시 강력한 프랜차이즈, 독점, 높은 ROE, 배당, 훌륭한 경영자에 집착한 것도 결국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기업들에

투자했을 때 리스크는 낮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2류회사는 단기적으로 높은 성장을 보여줄 수 있지만, 경쟁이 심화되는 사회속에서는 2류기업은 확률적으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그리고 린치.....한국에서 린치만큼 잘못 해석되는 투자가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월가로 떠난 영웅'을 읽으며 다짐합니다. 고성장기업을 통해, 혹은 전환형 기업을 통해 10루타를 치리라.

저도 한때는 버펫보다는 린치에 경도되어 고성장기업, 전환형 회사에 집중을 했습니다.

물론 고성장기업, 전환형 회사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업을 발굴하는게 쉽지는 않죠. 그리고 그만큼의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구요.

린치는 버펫처럼 소수의 종목에 투자를 한 펀드매니저가 아닙니다. 거액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이니 만큼

우량주도 일부사고, 10루타가 될만한 종목도 여럿사고, 전환형 종목이 될 종목도 사고, 경기변동주도 사고...

그는 1400여개 종목에 투자를 했으며 어떤 종목은 (-)수익을 내기도 하고,,어떤 종목은 10배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하고,,

어떤 종목은 몇%수익을 내기도 하고.. 그래서 평균적으로 월가의 다른 펀드매니저보다 꽤 좋은 수익을 냈을 뿐이지..

그의 펀드가..연평균 몇백%의 수익을 낸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는,,정확한 종목에 대한 분석보다는 10루타가 될만한 여러종목을 사서...7~8개는 실패하더라도.. 1~2개로서 성공해서

괜찮은 수익율을 올렸을 뿐이죠.

그런데 그 책을 읽으며 개미 투자자들은  다짐을 하죠. 코스닥에 감춰진 보물을 사서 대박을 터뜨리리라. 하이닉스를

사서 대박을 터뜨리리라.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길은 버펫처럼 투자해서 성공하는 길보다 훨씬 확율이

낮습니다.  

이미 언론에 노출된 코스닥 기업들은 대부분 상당히 고평가 되어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기업들은 성장가능성이 너무나

불확실합니다. 도박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런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지 모르겠지만, 투자자라면 피하는게

낫지 않을지..

물론 그 산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업의 미래에 확신을 한다면 물론 엄청난 수익을 올릴수도 있겠죠.

저도 그런 날을 가끔 꿈꾸기는 합니다만, 우선은 차근차근 가는게 더 빠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크라이슬러같은 2류기업이 전환되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2류기업은 전환되도 2류기업일 뿐입니다.

작년에 하이닉스가 3000원일때 몰빵을 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내년에 반도체 경기만 회복되면, 대박이다라면서요.

제발 한국에서 3명의 투자자들이 제대로 읽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P.S 2류기업이 하락했을 때 보다, 전 1류기업이 시장의 오해에 의해 급락(lg카드, lg홈쇼핑)했을 때

매입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