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그땐 그랬지 [국순당]

그땐 그랬지 – 국순당 편-

“참 어렸었지~ 뭘 몰랐었지~ (중략) 딴에는 세상이 무너진다. 모두 끝난거다 그땐 그랬지”

지난 호의 현대백화점편이 나간 후 ‘아차‘하고 아쉬워하신 분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회를 놓친 저평가 우량주가 어디 현대백화점 하나뿐이었겠는가? 지금도 아마 수십 종목이 우량주이지만 저평가 상태에서 새로운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땐 그랬지’ 코너가 글을 쓰는 필자와 글을 읽는 독자 모두에게 저평가 우량주를 발굴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에는 2001년 15,000원에서 2002년 7월에 45,000원까지 상승한 국순당(43650)을 통해 다시 한번 아쉬움을 느껴보도록 하자.

1998년 식당마다 ‘백세주’라는 마크가 새겨진 메뉴판이 등장했고 소주 대신 백세주를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순당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메뉴판 제공이라는 기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약주시장의 한계를 깨뜨리며 대중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국순당의 주가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당시 투자자들이 국순당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술 시장이 새로운 신규사업자의 진출이 어려운 사업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주류의 소비자들은 기존 제품에 대해 충성도가 강하고 과거 김삿갓으로 돌풍을 일으킨 보해가 금방 무너진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둘째, 대형 주류사가 곧 약주시장으로 진입하여 국순당의 점유율이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주류시장은 워낙 과점 성격이 강해 결국 규모가 큰 기업이 이긴다는 인식이 워낙 강했다.

그러나 국순당은 이러한 편견을 비웃듯이 1999년에서 2001년까지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연평균 약 30%, 50%정도 상승하였다. 그리고 국순당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2001년은 진로나 두산과 같은 기존의 주류시장의 선두기업이 약주시장에 진출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 둘 기업도 국순당의 성장을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닐까? 결국 국순당의 매출과 순이익의 성장을 지켜보며 믿음을 갖고 있던 일부 투자자들은 1년 사이에 3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김두용 lamb20lamb@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