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Report - IT의 숨은 주역 : 2차전지

모바일의 중심에는 2차 전지가 있다. 휴대시 전자제품의 사용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배터리이기 때문이다.

1. 가장 성장이 빠른 IT산업을 찾는 방법

지난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선 세계 최대의 IT관련 박람회라고 할 수 있는 컴덱스(COMDEX)가 열렸다. 세계적인 IT업계의 불황 속에서 컴덱스 쇼의 규모도 대폭 줄어들어 지난해 1600여개 업체의 참여에 비해 올해 참여 업체 수는 불과 천여 개에도 미치지 못해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마저 위태로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큼 업계 전체적인 불황 속에서 꿋꿋이 살아남는 기업들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외신을 통해 정리한 이번 컴덱스의 3대 트렌드는 가정용 멀티미디어PC, PDA/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 그리고 무선네트워크 관련 기술이었다. 가정용 멀티미디어는 PC가 보급된 이후 끊임없이 추구되었던 부분이었고, 역시나 당대 IT업계의 최대 화두는 PDA, 무선네트워크로 대변되는 모바일(Mobile)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바일이라는 업계의 트렌드를 전제로 깔고 향후 가장 큰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바일 기기에 많이 쓰이는 LCD관련 업종도 괜찮을 것이고 무선네트워크에 필수적인 통신장비 업종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모바일이라는 첨단 기술의 경향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산업이 딱 하나 있다. 바로 2차전지, 재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관련 업종이다. IT기기들이 모바일화되어 말 그대로 ‘움직이려면’ 휴대 상태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배터리는 필수적이다. PDA나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처럼 모바일 IT산업을 구성하는 산업들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동안 2차전지 산업은 핵심부품으로서 모바일 산업이 일궈낸 새로운 시장을 소리 없이 점령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각종 단말기의 컬러화, 무선네트워크 장비의 고도화로 인해 2차전지 산업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2차전지 시장은 평균 11% 성장해왔으며 향후 5년간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리튬 전지는 연평균 18.6%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에서 발표한 2002년 IT산업 관련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DRAM의 세계시장 규모가 119억 달러인데 반해 2차전지 시장규모는 131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어 이미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 규모를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향후 2차전지 시장 성장 전망 (산업자원부)

2. 2차전지 산업의 현황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소형 2차전지에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소재로는 니켈-카드뮴, 니켈-메탈수소, 그리고 리튬이온 등이 있다. 이러한 소재들은 전지의 음극과 양극을 구성하는 물질을 나타내는 말로 어떤 물질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전지의 최대용량과 재충전회수들이 결정된다. 니켈-카드뮴과 니켈-메탈수소 등의 니켈계 2차전지들은 중금속으로 인한 환경문제가 뒤따르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소재 특성상 재충전시 전지의 용량 감소가 급격이 일어나고 항상 완전방전-완전충전을 해야만 하는 단점이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리튬계 2차 전지는 친환경적이고 전지 용량이 감소하는 기억효과(Memory Effect)가 니켈계 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고 배터리 잔량에 관계없이 충전시킬 수 있어 수 년 내에 리튬계 2차 전지에 의해 2차 전지 시장이 완전히 장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도의 화학 소재와 정교한 생산공정이 요구되는 리튬계 2차 전지의 시장의 94% 이상을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SDI, LG화학 등의 국내 업체가 올 한 해 2차전지 시장에서 100% 가까이 성장하며 약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세계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장에 서있지 못하고 있다.

이 기기들에 모두 리튬계 2차전지가 내장되어 있다

소형 2차전지 생산의 일본 비중

3.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 현황

전체 2차 전지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대규모 저가공세로 올해 12.5%까지 점유율을 높이며 맹추격하고 있어 앞선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과 생산비가 낮은 중국 사이에 애매하게 끼어있는 형국이다. 리튬계 2차 전지는 전극에 사용되는 리튬과 이를 이온화 시키는 소재의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는데, 기존 소재를 대체할 수 있으면서도 가격이 낮고 또 용량도 더 큰 소재를 개발해내는 일이 향후 2차 전지 시장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는 키워드라 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코캄(KOKAM)등의 벤쳐기업과 KAIST등의 전담연구소에서 개발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관련 기업들과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서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삼성SDI] CRT브라운관의 매출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SDI의 경우 CRT의 이익률이 급속히 악화되고 PDP나 유기EL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투자수익 환원이 지연되면서 2003년까지 4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2차전지에 대한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5년까지 세계 1위 업체에 올라설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현재 제일모직(제일모직을 의류업체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사실 매출의 48%를 화학소재에서 거두고 있다)과 공동개발 중인 리튬-망간-니켈 전극의 개발 성공 여부가 향후 전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국내 2위의 2차전지 업체지만 99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전지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내년까지 1천억원을 투자하여 리튬이온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고 2005년까지 14%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타] 그룹차원에서의 지원을 통해 SKC가 리튬설퍼 전지 연구에 돌입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삼성-LG의 국내 양강 구도에서 얼마만큼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양산체제를 갖춘 중소기업으로는 로케트전기와 서통이 있다. 로케트전기는 작년 니켈메탈수소 전지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보았는데 리튬계 시장에서도 니치마켓 공략 이상의 실적은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강대권 spemana@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