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아줌마의 투자 다시 배우기 #2

초보 아줌마의 투자 다시 배우기 

혹시 독립을 꿈꿔 보신적이 있으십니까?

나는 대학시절 지방에서 올라와 혼자 사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웠다. 집도 학교도 서울인 나는 그저 졸업 후를 기약하며 우아한 독신생활을 상상하고는 했을 뿐이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한강이 보이는 통유리 창문에 넓직한 원룸,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로 꾸민 아파트를 꿈꾸면서 말이다 (한강변 아파트 시세를 알고 나서 바로 꿈 접었다). 아다시피 미국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부모님과 따로 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결혼’을 통해 공식적인 독립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공식적인 독립’을 하면서 예전에 꿈꾸었던 독립의 허상을 깨고 곧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되었다. 수도세, 전기세, 가스비, 전화비, 관리비 등 매달 내야 하는 고지서는 왜 그리 많은지... 그리고 양쪽 집안 경조사 챙기고 명절 때마다 나가는 적지 않은 지출까지…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재테크 전문가들은 신혼 초가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있을 때이므로 미래를 위해 수입 중 50% 이상을 저축하라고 한다. 아기가 있는 선배들 얘기를 들으면 부부 중 한명의 월급은 고스란히 아기 몫으로 소비된다고 한다. (분유 무지 비싸다). 너무나 먼 얘기처럼 느껴지는가? 나 또한 졸업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독립은 생각처럼 낭만적이거나 근사하지 않다.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금전적인 무게가 너무나 크며, 만약 그 때문에 부모님께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진정한 독립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면 혹은 아직 책임져야 할 가정이 없다면 그로 인해 절약되는 기회비용을 통해 진정한 독립, 바로 경제적인 독립을 준비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졸업하고 취직한 뒤 돈을 모으겠다는 사람들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늘어날수록 지출은 증가하기 마련인 것이 현실이다. 학교 다닐 땐 청바지 하나면 충분하지만 회사 다니면 정장 사 입어야 한다.(정장 무지 비싸다. 타임이 돈 버는 이유가 다 있다) 바라건대 대학생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경제적 활동이 가능한 신분이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면서 돈을 모으는 것이 좋다. 대학시절 호프집에 뿌린 술값만 아꼈어도 지금쯤 상당한 여유자금이 되었을 거라 확신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경제적 독립이라는 거창한 화두보다는 단지 결혼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저축을 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었지만 왜 그때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넓게 내다보지 못했는지 후회가 된다. 작은 금액이라도 장기투자를 위해 따로 저축을 해 놓았다면 경제적 독립을 하는데 무척 큰 힘이 됐을 텐데 말이다. 예전에는 화장품이나 옷 몇 벌 사지 않으면 몇 십 만원은 금방 모았지만, 지금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지출들 때문에 같은 액수라도 모으기가 쉽지 않다.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소득의 일정부분을 저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를 절제하고 절약하는 습관을 빨리 들여야 한다는 것을 절감한다. 투자의 기초는 절약이라고 하지 않는가.

가치투자자가 되고 싶다면 투자를 위한 여윳돈을 먼저 준비하자. 절약과 저축은 가치투자 이전에 선행돼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것은 경제적 독립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To be continued

필자는 모 통신장비업체에 근무하고 있으며 간접투자의 아픔을 딛고 가치투자에 입문하려는 우리나라의 아줌마이다. 이 코너에서 필자는 여성의 입장에서 본 투자아이디어와 느낌을 솔직하게 얘기해 줄 것이다. Itooza.com에서 rica라는 필명을 쓰는 그녀를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