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한국형 가치투자차트 - 차트로 보는 가치투자

하락장의 든든한 버팀목,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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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은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가?

농부는 한해 농사를 지으면 수확해서 자신이 먹을 것을 남기고 팝니다. 하지만 다음해 농사를 위해서 꼭 일정부분을 남깁니다. 즉 남긴 씨앗으로 다시 다음해 농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한해 이익을 벌어들이면 앞으로 성장에 필요한 돈을 제외하고는 주주에게 배당의 형태로 돌려줍니다.

하지만 한국의 기업은 배당에 있어 인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과거 성장이 우선시되던 시절, 주주에게 배당을 주는 것보다는 사내에 유보시켜 덩치를 키우려고 노력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대주주가 기업경영을 직접 맡는 경우가 많아 상장기업을 개인 소유기업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이익을 소액주주와 나누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주주입장에서 배당액이 너무 커지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서 배당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배당에 인색한 것은 아닙니다. 주주들을 진정한 기업의 주인으로 생각하거나, 대주주가 지주회사 또는 외국계기업인 경우 기타 기업보다 배당을 더 잘 줍니다. 배당을 잘 주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2가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입니다.

2.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

배당성향은 지급한 배당총액을 그 해의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결국 한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얼마나 배당을 주었느냐를 보여줍니다. 가령 기업이 10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서 30억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면 배당성향은 30%가 됩니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순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려는 의지를 의미한다고 봐도 좋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아무리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려고 해도 기업이 빠른 기술개발과 신제품생산을 해야 하는 경우 배당성향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술투자와 시설투자를 하기 위해서 순이익을 사내에 유보시키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기술둔감형 기업은 주주에게 배당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투자에 소요되는 비용이 작기 때문에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가배당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배당금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주어지는 이자처럼 기업에 투자한 대가로 주어지는 이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때 시가배당률은 기업이 주는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입니다. 가령 A기업의 주식을 주당 10000원에 샀는데 주당배당금을 1000원을 지급했으면 시가배당률은 10%입니다.

배당투자를 위해서는 기업의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을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당성향이 매년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증가한 기업이 좋습니다. 이런 기업은 향후에도 비슷한 배당성향을 지니므로, 미래의 배당수익을 예상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시가배당률이 최소한 은행금리보다는 높아야 합니다.

또한 시가배당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가와 주당배당금의 추이도 살펴야 합니다. 주당배당금은 1년을 기준으로 변하지 않지만, 주가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시가배당률을 결정하는 요인은 주가입니다. 매년 주당 배당금의 변화는 거의 없는데, 주가가 폭락하면 이는 투자자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한국쉘석유의 배당성향과 시가배당률 차트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쉘석유의 배당차트를 보면 배당성향은 매년 거의 40%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2001년 결산에서는 배당성향이 50%를 넘어갔습니다. 2000년 2450원에서 2001년 2300원으로 주당배당금은 150원이 줄었지만 배당성향이 증가했다는 이야기는 결국 한국쉘석유의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가배당률을 보면 최저 7%에서 최고 14%까지 변합니다. 특히 2002년을 주목해서 보면 시가배당률이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2002년도에 이용한 주당배당금은 2300원으로 고정되어 있지만 주가가 2002년 2월 7일 21700원 이후 2002년 12월 24일 27500원으로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폭락으로 다시 배당수익률은 10%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폭락하는 시기가 바로 배당투자에 유망한 시기입니다.

3. 배당차트와 함께 봐야 하는 차트들

배당수익률과 함께 봐야 하는 차트는 순이익차트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배당을 주는 자원이 바로 순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배당성향이 유지되는 기업은 순이익이 증가하면 주당배당금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이 가장 좋고, 차선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 좋습니다. 하지만 순이익과 함께 기업의 사업모델이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국쉘석유의 순이익추이를 보면 2000년 이후로 실적은 악화됐지만, 2001년 9월 이후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지수와 순이익지수를 비교한 것을 보면 매출이 소폭이지만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쉘석유가 영위하는 윤활유산업이 경쟁이 치열하고, 또한 윤활유수명이 길어져 교체주기가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매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증가한다는 사실과 매년 배당성향을 높게 유지하는 한국쉘석유의 정책을 고려할 때, 한국쉘석유의 주당배당금은 2000원 이상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국쉘석유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점은 미래 성장성이 없다는 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 배당투자가 좋은 이유 3가지 >

1. 배당투자는 저금리시대에 있어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은행금리가 5%인 점과 비교할 때 7%가 넘는 시가배당률이 나오는 기업은 아주 매력적이다.

2. 배당이 높으면 하락장 속에서 안전판 역할을 한다. 시장전체가 폭락하더라도 주가가 떨어지면 시가배당률은 올라가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선이 생긴다.

3. 저평가된 종목이 시가배당률이 높으면, 주가가 기업가치에 수렴하여 상승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보통 주가가 기업가치에 수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지 못하지만, 그동안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기다릴 만 하다.

< 배당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 3가지 >

1. 액면배당률에 속지말자. 액면가가 5000원짜리인 주식이 시장에서는 20000원에 거래된다고 가정하자. 이때 액면가대비 20% 배당을 하면 배당금은 1000원이고, 시가배당률은 5%에 불과하다.

2. 꾸준히 높은 시가배당률을 준 기업에 투자하라. 1회성으로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과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높은 배당을 하는 기업은 투자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

3.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기업을 찾아라. 지속적인 배당을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사업내용이 복잡하거나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안정적인 순이익을 낼 수 없다.

정석모 stonet@i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