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내의의 라이벌!! 신영와코루 vs 비비안

정석모 02.10/20 00:00 조회 3544 누적점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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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독점력과 브랜드를 가진 생필품 제조업체를 좋아한다. 이들 기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심하지 않으며, 경기의 영향도 비교적 받지 않아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이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매력적인 부분은 제품을 직접 사용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제품을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 여성 란제리 제조업체인 신영와코루와 비비안이다.

1. 섬유봉제업에서 패션산업으로..

흔히 내의업종은 대표적인 저성장업종으로 꼽혀왔다. 매출액은 5%이내에서 성장하고 있으며, 저조한 수익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투자하기를 꺼렸다. 사람들의 의식도 이전에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던 속옷만을 생각하며, 단순히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업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속옷도 패션이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속옷업계는 패션성과 기능성이 부여된 제품을 선보이며, 최근 2~3년간 10%에 가까운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특히 여성내의 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모습이다. 아무래도 남성속옷보다 여성속옷이 더욱 기능성과 아름다움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섬유봉제업”에서 “패션산업”으로 내의산업의 포지셔닝 변화는 가격경쟁이 주를 이루던 여성속옷시장을 <중저가시장> 과 <패션형 고가시장> 2개의 시장으로 확실하게 구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TV홈쇼핑이란 새로운 유통망의 확산은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 중저가의 싼 속옷들은 과거 재래시장에서 홈쇼핑, 할인점으로 옮겨지고, 고가의 기능성 속옷들은 고가의 백화점이나 전문매장으로 이동하여 유통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이런 유통구조의 변화에 발맞추어,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던 신영와코루와 비비안은 각각 아르보와 드로르 등의 중저가 브랜드를 런칭함으로써, 제품의 스펙트럼이 서로 겹치지 않고, 시장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비안의 로즈버드는 홈쇼핑에서 00년도 13억, 01년도 33억 02년도 상반기 37억의 매출을 올리며, 중저가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저가 시장에서는 브랜드보다는 역시 가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수익성이 큰 시장이 되지 못하고, 후발업체의 지속적인 신규브랜드 런칭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20대 후반을 주요 타겟으로 삼은 고가의 기능성 란제리시장을 점령해야 기업의 수익이 직결된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두 기업의 라이벌전은 대표브랜드인 비너스 vs 비비안의 란제리대결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특히 두 기업이외에도 신규 진입업체들이 해외에서 브랜드를 수입하는 형태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쟁에 맞서 두 업체에선 고소영(신영와코루)과 김남주(비비안)란 최고 여배우를 CF배우로 선정하여 TV에서 두 기업은 전쟁중이다.

현재 백화점매출기준 시장점유율은 01년도 기준으로 신영와코루와 35%, 비비안이 30% 정도로 신영와코루가 약간 앞선 상태다. 이는 아직까지 신영와코루의 비너스와 와코루의 브랜드력이 비비안보다는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은 심하고, 그 우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본다.

다양한 제품스펙트럼에서 맞상대를 하고 있는 두 기업 중 과연 여심(女心)을 잡을 기업은 어디가 될 것인가? 올 7월까지 신영와코루에서 헴(Hem)팬티가 단독으로 3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림으로써 팬티부분에서 한발 앞서나간 것에서 보듯, 두 기업의 브랜드력과 유통형태가 유사하여 히트상품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좌우된다. 따라서 두 기업의 새로운 브레지어 전략제품인 무빙브라(신영와코루)와 볼륨포에버로멘틱(비비안)의 성패여부뿐 아니라, 향후 출시될 제품들을 늘 관찰해야 한다.

2. 투자자의 눈으로 바라보자.

위 그림은 신영와코루와 비비안의 매출추이이다. (주의할 것은 신영와코루는 9월결산법인으므로 6월분기 실적에 *(4/3)을 한 수치이고, 비비안은 6월결산으로 이미 결산되었음.) 두 기업 모두 꾸준한 매출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비비안의 매출규모가 신영와코루보다 더욱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속옷보다는 스타킹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신영와코루의 경우 신영스타킹이란 자회사에서 스타킹을 제조, 판매하지만 비비안은 스타킹을 직접 제조, 판매하기 때문에 매출이 더욱 크게 잡히기 때문이다. 스타킹시장은 비비안이 국내점유율 50% 이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스타킹은 제품의 특성상 조금만 코가 풀려도 새로 사야하는 반복구매가 강하다. 따라서 스타킹 매출이 22.7%를 비비안에서 차지하고 있어, 비비안에게는 좋은 수익구조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과는 달리 수익성면에서는 신영와코루가 비비안을 월등히 앞지르고 있다. 즉, 매출은 작더라도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신영와코루가 비비안을 앞서고 있다.

이는 신영와코루의 영업망이 백화점과 전문점비중이 01년 기준 약 77%로 높고, 특히 기능성속옷이 성공적으로 런칭하였기 때문이다. 산모를 임신과 출산 주기에 맞추어 다른 체형의 속옷을 다양하게 컨설팅해주는 ‘오르화 마더피아’, 유방암 수술을 한 여성들을 위한 ‘리맘마’, 40대 후반 여성들을 위한 Riche, 비만여성을 위한 Levre가 국내 최초로 출시되어 기능성속옷의 매출증가가 수익성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고가 맞춤형 제품의 지속적 출시와 성공은 할인점과 홈쇼핑등의 유통채널은 되도록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백화점과 전문점위주의 유통채널을 집중적으로 관리한 신영와코루의 전략에서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기능성 맞춤형속옷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가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가제품에서 먼저 성공적인 런칭하고, 브랜드를 관리해온 신영와코루가 현금창출과 성장성에서도 지속적으로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정석모 stonet@itooza.com